컨텐츠 바로가기

12.18 (수)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새해 소망, 뱃살 말고 '탄소다이어트' 어떠세요?[과학을읽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검은 호랑이해 ' 임인년이 밝았습니다. 새해 소망 1위는 아마 올해도 두툼해진 뱃살 줄이기가 차지할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탄소 다이어트'도 계획하는 것은 어떨까요?

지난해 지구촌 곳곳에선 기후 변화로 초래된 극단적 자연재해들이 잇따랐습니다. 지난달 미국 중부를 쑥대밭으로 만든 '때아닌' 한겨울 토네이도, 캐나다 서부의 난데없는 100년만의 폭염, 홍수라곤 몰랐던 유럽 중부의 대홍수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어떤 경제학자는 "한국은 워낙 4계절이 뚜렷한 '극단적 기후'에 잘 단련이 돼 있어서 괜찮다"라는 농담을 하더군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갈수록 식생ㆍ기후의 극단적 변화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현실입니다. 이에 맞서 세계 각국 정부들이 2050년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통해 노력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40% 감축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개인의 건강을 돌보는 것 만큼이나 지구의 건강도 다 함께 돌보려는 노력도 매우 중요한 때입니다.

물론 사회ㆍ산업·기업적 차원에서 기술ㆍ제도ㆍ정책을 변화시키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중요합니다만, 개인들의 일상 생활이 변하지 않는 한 이를 뒷받해주는 시스템들이 바뀌는 것은 요원하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한국은 빈국에서 부국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지만, 불행히 자원 낭비 부문에서도 대표적인 '빌런'의 반열에 올라 있습니다.

기후변화센터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88kg으로 세계 3위에 달합니다. 세계 경제 규모 10위인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많습니다. 폐기물 재활용률이 높다지만(2019년 기준 86.5%), 실제론 20%에 그치고 있습니다.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 '수출'됐다가 강제로 돌아와 전국 곳곳에서 방치되고 있는 '쓰레기 산'들이 바로 그 실체죠. 플라스틱ㆍ비닐 1kg을 소각하면 2.76kg이나 되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돼 기후변화에 끼치는 악영항이 매우 큽니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대표적 사례인 PET병의 재활용을 늘리기 위해 2020년 12월부터 라벨을 떼고 버리도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선별장에서 도로 뒤섞이기 때문에 '도루묵'이 돼 재활용에 온 신경을 쓰고 있는 전국의 '쓰레기 덕후'들을 열받게 하고 있기도 합니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도 심각합니다. 한국인 1인이 연간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는 130kg으로 유럽(95kg), 북미(119kg)보다 훨씬 많습니다. 식량난에 허덕이는 국가가 태반인 상황에서 식량 손실ㆍ낭비는 물론 온실가스 배출의 주 원인 중에 하나입니다. 연간 세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8%가 음식물 쓰레기로부터 생겨납니다.

대안은 분명합니다. 덜 쓰고 덜 버리고 재활용을 늘리는 것입니다. 전세계으로도 다양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커피전문점들이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사용하지 않고 있고, 1회용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되는 곳도 늘어나고 있죠. 생분해ㆍ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 버섯으로 만든 가죽 제품 등 친환경·대안 소재를 사용하는 제조업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탄소 다이어트를 위해선 개인들이 '스마트'한 소비를 통해 이같은 움직임에 동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음식물 쓰레기의 경우 미리 계획하고 필요한 것만 구입하고, 냉장고에 있는 음식물들을 잘 관리해 버리지 않고 사용하고, 남은 재료ㆍ음식물들을 창의적으로 재활용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