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공급 쏟아지는 임인년…호랑이 기세로 ‘집값 잡아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22년 주택시장 어떻게 될까

[경향신문]

경향신문

그래픽 | 성덕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국 매매가격 상승률 10주 연속↓
작년과 달리 집값 하락세로 출발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은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지난해 초와 사뭇 다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2020년 12월4주차(28일 기준) 전국 평균 매매가격상승률은 0.28%로, 주간상승폭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2021년 새해를 맞았다. 이 같은 고공행진 결과 지난해 주택가격은 한 해 동안 14.97% 상승(KB국민은행 집계)하며 2002년(16.43%) 이후 19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2022년은 부동산 하락장 속에서 출발하고 있다. 서울의 매매거래량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급감하는 등 거래절벽 속에 전국 매매가격상승률은 10주 연속 하락한 0.05%로 임인년을 시작했다.

모든 시장이 그렇듯 부동산 시장 역시 수요와 공급의 논리로 가격이 결정된다. 특히 올해는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민영 분양예정, 5년 평균 대비 57%↑

올 민간 42만…7년 만에 ‘최다’
수도권 20만·서울 5만가구 육박
부산은 3만여가구 ‘작년의 5배’

지난해 부동산 폭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공급 부족’이 꼽혔지만 민간분양 시장만 놓고보면 공급이 크게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부동산R114의 집계를 보면 2021년 민영아파트 분양물량은 전국 28만1053가구로, 최근 5년(2017~2021년)간 연평균 분양물량(26만6506가구)을 상회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분양가상한제 등의 영향으로 당초 계획물량(39만854가구)의 72%만 실제 분양됐다. 하지만 계획 대비 실분양 비율도 5년 평균(75%)과 큰 차이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집값 상승은 공급 부족 요인보다는 수요 증가, 그리고 서울 및 수도권 도심에서의 “부분적인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노형욱 국토교통부장관)”가 발단이 됐다고 볼 수 있다.

거래절벽으로 당분간 수요가 꽁꽁 묶인 가운데 올해 민영아파트 분양물량은 풍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R114가 건설업계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분양예정물량은 전국 500개 사업장, 총 41만8351가구다. 최근 5년 평균보다 57% 많은 수준이고,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지역별 분양예정물량은 수도권이 20만4225가구, 지방이 21만4126가구다.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11만9624가구로 가장 많고, 서울 4만8589가구, 인천 3만6012가구 순으로 조사됐다.

■ ‘실제 분양’으로 이어져야

지난해의 경우 수도권 계획물량(20만6651가구)의 절반도 안 되는 11만4088가구(44%)가 공급됐다. 폭등의 중심지였던 서울의 민영아파트 실분양물량은 지난해 6876가구로, 연초 계획물량(4만4722가구)의 15% 수준에 그쳤다. 정부가 거론한 ‘부분적 미스매치’의 배경이다. 올해 수도권의 예정물량 규모도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실제분양이 얼마나 이뤄질지 여부가 미스매치 해소의 열쇠를 쥐고 있다.

지방에서는 부산이 3만3485가구로 가장 많은 분양예정 물량을 차지하고 있다. 부산은 지난해 실제 분양된 민영물량이 6715가구에 그쳐,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 계획물량이 5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반해 부산의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 4주차 부산의 아파트가격은 전주 대비 0.03% 상승하긴 했지만 부산 동·중·영도·강서 등 4개 자치구가 전주 대비 가격이 하락했다.

부동산R114는 “올해는 대선 등 정부 정책변화 등의 변수가 있어 계획물량이 실적으로 연결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주택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 소도시는 입지에 따른 청약미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 서울 물량 확대…민간사전청약 ‘주목’

서울 둔춘주공·이문1·잠실진주 등
작년에 연기됐던 물량 잇단 공급
매매가격 하락세 이어갈지 ‘주목’
전세가격 향후 동향 등은 변수

공급 가뭄에 시달린 서울 분양시장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위주로 민간물량이 나온다. 최대 주목지는 역시 강동구의 ‘둔촌주공(둔촌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이다. 총 1만2032가구가 분양예정인 둔촌주공은 당초 지난해 하반기 분양이 유력했지만 분양가 산정을 놓고 이견이 발생했고, 조합과 시행사(건설사)들이 추가비용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분양이 미뤄져왔다. 대선 결과에 따라 분양가상한제 등 규제에 변화가 있을 경우 분양시점은 더 앞당겨질 수 있다.

이밖에도 서울에선 동대문구 ‘이문1구역’ 3069가구, 송파구 ‘잠실진주’ 2678가구 등 당초 예정보다 연기된 물량을 포함해 동대문구 ‘이문3구역’ 4321가구 등 입지가 양호한 도심 지역에서 민간물량이 나올 것으로 보이다.

경기도에선 정비사업 중심으로 광명시 ‘광명1R구역’ 3585가구, ‘베르몬트로광명’ 3344가구, 안양시 ‘안양역푸르지오더샵’ 2736가구, 수원시 ‘권선11-6구역’ 2178가구 등이 공급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곽지역에선 파주 운정 3433가구, 양주 옥정 1961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인천은 검단에서 1만1044가구의 분양계획이, 용현학익 도시개발에서 ‘시티오씨엘7단지’ 1478가구 등의 분양계획이 잡혀 있다.

민간사전청약이 올해 본격화돼 서울 지역 공공도심주택복합사업을 통해 확보되는 물량이 사전청약으로 나온다. 연내 증산4·연신내역·방학역·쌍문역·신길2지구 등에서 4000가구가량 사전청약이 예정돼있다. 이들 지구의 조합원 분양분 아파트가격은 주변 시세 대비 많게는 30~40%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 일반 청약에서도 시장의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호도가 높은 성남복정, 의왕월암, 시흥하중 등 수도권 도심 내 민간사전청약 물량만 해도 3만4000가구 규모에 달한다. 여기에 정부가 공공사전청약으로 공급을 예고한 3기 신도시 등 물량도 3만2000가구다.

공급확대가 주택가격 안정화로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전세시장 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2022년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물량은 30만4444가구(서울 2만463가구)로 5년 평균(38만5588가구)보다 적다”며 “입주물량 감소는 전세시장 불안정을 가져오고, 이는 곧 주택가격의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전세시장 동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 [뉴스레터] 식생활 정보, 끼니로그에서 받아보세요!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