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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스텔스 오미크론도 잡아냈다, 난치병 맞춤 치료 앞당길 것”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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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팔라니 쿠마르산 로슈진단 R&D 총괄

질병의 치료는 진단에서 출발한다. 특히 감염력·중증도가 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정확하고 올바른 진단이 건강을 책임지는 방패이자 무기다. 로슈진단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지 이틀 만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출시하며 감염 확산에 제동을 걸었다. 지금까지 선보인 코로나19 진단 솔루션만 15개에 달한다. 방역 최전선에서 활약 중인 팔라니 쿠마르산 로슈진단 글로벌 연구개발(R&D) 총괄을 아시아 언론 최초로 인터뷰했다.

중앙일보

[화상 통화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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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세계 최초로 대용량 자동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상용화했다.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지 이틀 만이었다.

A : “실제로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데 걸린 시간은 35~40일에 불과하다. 다른 진단키트(18~20개월)와 비교해 전례 없이 빠른 속도였다. 로슈진단은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하다는 보고가 나왔을 때부터 팬데믹에 대비했다. 개발 과정을 간소화하고 즉시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의 규제 기관과 긴밀히 논의했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등 다양한 PCR 검사를 개발해 온 기술력과 의료기관에 폭넓게 도입된 진단 인프라(시약·시료·검사 장비) 역시 ‘속도전’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Q : 개발 속도가 빨랐는데도 정확도가 매우 높다.

A : “코로나19는 RNA 바이러스로 3만여 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염기쌍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부분과 변이하는 부분으로 나뉘는데, 어느 곳을 타기팅해 증폭할지 결정하는 게 진단 기업의 노하우다. 로슈진단은 초기부터 최대한 변이가 적은 부분을 타깃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최초 출시한 진단키트로 델타·오미크론을 포함한 모든 코로나19 변이를 진단할 수 있다.”

Q : 일반 진단키트로 찾아내기 힘든 ‘스텔스 오미크론’도 출현했다.

A :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변이가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부위가 스파이크 단백질이다.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은 일반 오미크론과 비교해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가 하나 적은데, 이로 인해 해당 부분을 타깃하는 진단키트로는 검사가 어려울 수 있다. 반면에 로슈진단의 진단키트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아닌 부분, 그것도 두 곳을 동시에 타깃해 어떤 변이에도 영향받지 않고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Q : PCR 검사를 포함해 현재까지 15개의 코로나19 진단 솔루션을 출시했다. 진단 방식의 다양화가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A : “로슈그룹의 미션은 ‘내일 환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오늘 행하라’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바이러스로부터 환자·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전에 없던 혁신적인 진단 솔루션을 미리 연구개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진단 접근성을 높이는 신속항원 검사와 소형 PCR 검사 장비, 의료진의 감염 위험과 피로도를 낮추는 독감·코로나19 동시 진단키트 등에는 이런 로슈그룹의 ‘혁신 DNA’가 녹아 있다. 국제학술지를 통해 개발 과정에서 얻은 결과물도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

Q : 새롭게 연구 중인 코로나19 진단 솔루션이 있나.

A :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체내 면역반응이 활성화한다. 이때 형성되는 항체·T세포의 양과 반응률을 토대로 바이러스 예방 효과와 중증도 예측, 회복 이후 후유증 평가 등이 가능할지를 활발히 연구 중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보여준 진단 기술의 개발 속도·수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향후 한국의 진단 기업과 파트너십도 더욱 공고히 구축할 계획이다.”

Q : 진단 기술의 발전 방향을 전망한다면.

A : “단순히 하나의 질병을 파악하던 데서 나아가 개별 환자에게 특화된 ‘정밀 진단’이 보편화할 것이다. 똑같은 병도 환자의 유전적 특성과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른 치료법을 적용하는 ‘맞춤 치료’가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암·치매·심뇌혈관 질환처럼 비용 부담이 큰 질환일수록 정밀 의료의 가치가 두드러진다.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방법으로 병을 진단하면 입원 치료를 받는 것보다 비용 절감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기업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함께 필요한 경우 승인 과정을 간소화하는 등 규제 기관의 참여도 더욱 활발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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