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cm 막대로 직원의 장기를 훼손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어린이 스포츠센터의 대표가 범행 전 피해자와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면서 말다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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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찰에 따르면 살인 혐의로 지난 2일 구속된 센터 대표 A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최초 폭행을 저지르기 전, 피해자와 음주운전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다고 한다. A씨의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에 그런 정황이 녹음돼 있다는 것이다. 앞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음주운전을 하려 해 말리려다 폭행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블랙박스 녹음 파일에는 피해자인 직원 B씨가 음주운전을 하려고 하자, A씨가 “음주운전 하지 말라. 나도 음주운전 전과가 있으니 음주운전 하면 안 된다. 이 XX야”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음주운전 전과가 있었던 게 맞고, B씨는 음주운전 전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의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인 A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직원인 B씨의 항문에 70㎝ 길이의 플라스틱 막대를 찔러 넣어 장기를 손상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A씨가 피해자의 음주운전을 말리려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살인 동기에 대한 궁금증은 더 커진 상황이다.

사건 당일 A씨는 오전 2시경 경찰에 “누나가 어떤 남성에게 맞고 있다”는 신고 전화를 한 것도 의문점으로 남아 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B씨는 하의가 탈의 돼 있었고, 숨지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당시 경찰은 A씨의 하의를 패딩으로 덮어준 뒤 어깨를 두드리고 가슴에 손을 얹어보는 등 확인한 뒤 현장에서 철수했다. 술에 취해 자고 있다는 A씨의 주장을 믿은 것이다.

경찰은 두 사람이 차량에서 다투고 스포츠센터로 올라온 이후(지난달 31일 01시 58분경) 최초 폭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상으로 봤을 때 성범죄 정황은 없었으며, 폭행하던 중 갑자기 A씨가 B씨의 엉덩이에 70cm가량의 막대를 3~4차례 집어넣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분석한 CCTV에 따르면 A씨는 폭행 이후 B씨를 가만히 바라보거나 옆에서 잠을 자는 행동을 했다고 한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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