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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쌍용차 인수전

"자금조달부터 불협화음까지"…미궁에 빠진 쌍용차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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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조달·평택공장 부지·불협화음 등 3대 쟁점

키스톤PE, 투자 보류…에디슨모터스 "자금 조달 문제 없어"

인수 후 운영자금 마련 위한 평택 부지 활용도 안갯속

500억 운영자금 선지급 놓고 경영간섭 논란도

이데일리

쌍용자동차가 지난해 8월 24일 평택공장 본사에서 상거래 채권단 및 주요 부품 협력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성공적인 M&A 추진을 통한 회생절차 조기 종결 등을 논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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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권소현 기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003620) 매각이 미궁에 빠졌다.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과 쌍용차 매각주관사간 인수 협상 과정에서 논란이 잇따르면서 인수 작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키스톤PE 투자 보류에 자금 조달 우려도

4일 완성차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는 이번 주 후반쯤 서울회생법원에 참고서면을 제출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쌍용차 인수를 위해 체결한 양해각서(MOU)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으니 조정을 해달라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에디슨모터스 측 관계자는 “본계약을 이행하고 싶어도 여러 가지 걸림돌 때문에 진행을 못하고 있는데 이런 사항들을 정리해서 서면으로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오는 10일까지 쌍용차 인수대금의 10%(305억원)를 계약금으로 납입하고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본계약 체결이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 매각주간사간 이견이 적잖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작업이 순항하기 위해서는 △자금 조달 방안 △평택부지 활용 △쌍용차와의 불협화음 등의 쟁점이 정리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가장 큰 쟁점은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 능력이다. 애초 에디슨모터스는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재무적 투자자(FI)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키스톤PE와 일명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 사모펀드와 손을 잡았다. 이들과 함께 인수자금 2700억~3100억원을 비롯해 운영자금 등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키스톤PE가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후 경영전략이 불확실하다며 투자 결정을 유보하면서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키스톤PE는 에디슨모터스 측으로부터 투자를 결정할 정도의 사업계획서를 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에디슨모터스는 사전에 충분한 데이터를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키스톤PE의 빈자리는 KCGI와 다른 FI가 채울 전망이다. 에디슨모터스가 컨소시엄 구성 당시 체결한 양해각서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와 관계사 에디슨EV가 약 65%의 지분을 확보한 뒤 FI와 키스톤PE· KCGI가 각각 17.4%씩 인수하기로 했다. 에디슨모터스 측이 키스톤PE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만큼 오는 10일로 예정된 인수 본계약과 계약금 납입 기일이 한 차례 더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자체적으로 필요한 자금 이상으로 FI를 모집한 만큼 키스톤PE 없이도 계약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평택공장 부지, 비장의 수에서 골칫거리 전락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 후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한 한 방안으로 거론한 평택공장 부지 활용을 놓고도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는 평택 부지(약 85만㎡)를 담보 삼아 7000억~8000억원을 산업은행에서 대출받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은이 사실상 대출 불가 입장을 밝히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에 에디슨모터스는 현재 가치 약 9000억원으로 평가받는 평택공장의 용도를 주거지역으로 바꿔 평택시와 아파트를 지어 운영 자금을 마련한다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번에는 평택시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평택시는 지난달 28일 “평택시에서 동의하지 않은 내용을 보도한 에디슨모터스 측에 유감을 표한다”며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 개발은 무엇보다 신중을 기해 추진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쌍용차 내부에서도 에디슨모터스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쌍용차 새 노동조합은 인수위원회 소식지를 통해 “공장이전을 통한 부동산 개발은 에디슨모터스가 인수하더라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공장이전은 노사 간 단체협약에 따른 합의 사항이다. 노조 합의 없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경영간섭’ 논란 등 불협화음도 과제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간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는 경영 개입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쌍용차 운영자금으로 500억원을 먼저 지급하는 대신 사용처 공유와 기술자료 제출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쌍용차가 이를 경영개입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쌍용차 측은 “현 시점에서 에디슨모터스는 우선 협상할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을 뿐 회사의 경영에 관여하거나 개입할 법적 지위를 확보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에디슨모터스가 법원에 참고서면을 내는 이유는 법원의 조정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가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라며 “쌍용차 내부에서도 ‘확실한 인수자가 아니면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도 나쁜 선택지는 아니다’라는 극단적인 목소리까지 들려오고 있어 법원의 중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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