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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김종인 없는 대선' 결심한 듯... '홀로서기'로 새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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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5일 오전 11시 쇄신안 발표
선대위, 해산 수준 개편 후 당 중심 선거
한국일보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나서고 있다. 2022. 01. 04.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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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없이 대선을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지지율 하락 위기를 맞아 쇄신 요구에 직면한 윤 후보는 5일 선거대책위원회 개편 방안을 발표한다. 김종인 총괄위원장이 제안한 ‘김종인 중심’의 선대위 개편이 아닌, 윤 후보가 원톱으로 나서는 ‘홀로서기’ 방식이 유력하다고 4일 복수의 당 관계자가 전했다. 선대위 조직은 해체 수준으로 확 줄이고 당 중심의 선거를 치른다는 게 윤 후보의 복안이다.

이 같은 개편안이 확정되면 김 총괄위원장은 해촉 수순을 밟게 된다. 윤 후보와 사실상 결별이다. 다만 김 총괄위원장의 선대위 배제가 불러올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어 윤 후보가 막판에 마음을 바꿀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윤 후보는 5일 서울 서초동 자택 등에 머물며 종일 장고를 거듭한 끝에 ‘선대위 해산’을 결심했다. 선대위 조직과 기능을 재조정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선대위 없는 선거를 치르겠다는 뜻이다. 김 총괄위원장의 선대위 개편 제안을 거부한 것이다. 윤 후보는 선대위의 기본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형 선대본부’만 두고, 현재 선대위 본부장급 국회의원과 당직자들을 각 지역 선거 현장으로 내려보내는 식의 쇄신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윤 후보의 최측근으로, 김종인 총괄위원장 및 이준석 당대표와 대립 관계였던 권성동 의원도 선대위 당무지원총괄본부장직과 당 사무총장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싹 정리하고 가자"는 게 윤 후보의 의중인 셈이다.

윤 후보와 김 총괄위원장의 결별 징조는 3일부터 시작됐다. 김 총괄위원장은 윤 후보와 합의하지 않은 채 '선대위 전면 개편'을 일방적으로 발표했고, "윤 후보는 선대위가 해주는 대로 연기만 좀 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제언했다. 김 총괄위원장의 돌출 행동은 자신이 주도권을 갖고 선거를 지휘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 나온 충격요법이었지만, 윤 후보 측근들은 '쿠데타'로 받아들였다.

이에 "윤 후보를 욕보인 김 총괄위원장과 함께 갈 수 없다. 계속 함께 한다 해도 유기적 협력은 불가능하다"는 주장과 "중도 상징성을 가진 김 총괄위원장과 갈등 끝에 결별하는 모양새 자체가 윤 후보 리더십에 더 큰 상처를 낼 것"이란 신중론이 윤 후보 주변에서 충돌했다. 윤 후보는 당장의 진통을 감수하는 쪽을 택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자존심을 중시하는 윤 후보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 같다"며 "김 총괄위원장을 또 다시 붙잡으면 '상왕' 역할을 하려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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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쇄신안 후속대책을 논의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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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괄위원장은 검찰총장 시절의 윤 후보를 ‘별의 순간’이라는 표현으로 치켜세웠고, 대선후보 경선 막판 윤 후보의 손을 들어 줌으로써 대선후보가 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의 신뢰 관계가 굳건하지 않았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총괄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한 지난 한 달간을 돌이켜보면, 윤 후보와 관계가 매끄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4일 김 총괄위원장의 기류도 미묘하게 바뀌었다. 오전엔 기자들을 만나 "선대위 개편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윤 후보에게 우회적으로 재촉 메시지를 발신했다. 오후엔 "윤 후보의 마음을 내가 알 수가 없다"고 하면서 김 총괄위원장이 윤 후보의 '이상 징후'를 읽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김 총괄위원장과 결별하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우려를 윤 후보에게 전달했다. 한 초선 의원은 “윤 후보가 자존심이 상했을 순 있지만, 후보의 감정보다 더 중요한 게 정권 교체”라고 말했다.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가 대형 위기를 만난 지금 김 총괄위원장을 배제하는 건 자책골을 넣는 셈"이라면서도 "결정은 윤 후보 혼자 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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