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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탈모 공약’ 온라인 열광에…‘이재명은 심는다’ 동영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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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20대 당직자 아이디어 전격수용 ‘속도전’

李 “치료제 건보적용, 진지하게 접근했으면”

일각 “건보재정 부담 등 票퓰리즘 논란 우려”

동아일보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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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들 사이에 비어있는 단 10분 동안 동영상을 찍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6일 이재명 후보가 직접 출연한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공약 관련 동영상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이 후보가 “앞으로 제대로 심는다 이재명, 나의 머리를 위해”라고 외치는 15초 분량의 동영상은 5일 오후 공개 된 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조회수가 11만 회를 넘어섰다. 탈모 치료제 건보 공약 검토 사실이 알려지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큰 관심을 모으자 당일 곧바로 후보가 등장하는 영상 촬영 및 공개까지 발 빠르게 이뤄진 것.

당초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 공약은 선대위 내부에서도 “확실히 조율되지 않은 사항”이라며 부정적 기류가 강했다.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 ‘탈모인 인증’이 이어지며 공약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선대위도 즉각 움직였다.

선대위 온라인소통단 소속 20대 팀원이 “짧은 동영상을 하나 찍자”고 제안했고, 곧바로 이 후보에게 보고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소영 수행대변인으로부터 관련 아이디어를 보고 받은 이 후보가 즉각 수락하면서 촬영하게 됐다”며 “당일 아침까지만 해도 후보가 출연하는 동영상을 찍는 건 전혀 계획에 없었다”고 했다. 영상은 짧은 길이의 ‘숏폼’ 영상으로 MZ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틱톡’ 스타일을 차용해 공약에 대한 거창한 설명 없이 오로지 이 후보의 말로만 채웠다.

이런 ‘탈모 속도전’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는 “이 후보가 그간 선대위에 빠른 실행을 강조해온 것이 성과로 드러난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통상 후보가 출연하는 동영상을 찍기 위해서는 기획, 검토, 수정, 최종 결재 등의 단계를 밟아야 하지만 이번 탈모 공약 동영상은 기획부터 공개까지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이 후보의 ‘표 사냥꾼’ 면모가 제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도 있다. 한 여당 의원은 “확실히 이 후보가 표 냄새 하나는 기가 막히게 맡는다”며 “이념이나 정책적 유불리를 떠나서 국민에게 필요한 것이면 무엇이든 검토할 수 있다는 이 후보의 기본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역시 건보 재정 추계 등을 계산하며 본격적인 검토에 나섰다.

다만 선대위 정책 라인 등에서는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공약을 너무 섣불리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자칫 ‘이재명의 표(票)퓰리즘’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 민주당 선대위 정책본부의 한 인사는 “질병형 탈모가 아닌 다른 탈모에까지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은 건강보험 재정상 큰 부담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질병과의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다른 선거도 아닌 대선 공약인 만큼 좀 더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당 전문위원 등 전문가 그룹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 공약 검토와 관련해 “진지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신체의 완전성이라는 게 중요한 가치”라며 “탈모는 건보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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