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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인류의 눈' 제임스 웹이 우주에서 변신하는 이유[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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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히고 외계인의 존재를 확인해 줄 '인류의 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예정된 '변신 임무'를 순조롭게 진행하면서 목표 궤도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6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구에서 약 100만㎞ 떨어진 지점을 비행 중인 웹 망원경이 보조 거울(secondary mirror)을 펼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보조 거울은 직경 0.74m 짜리로, 주거울(직경 6.5m)을 통해 반사된 적외선을 흡수하는 역할을 맡는다. 7.26m 가량의 받침대 3개에 의해 고정된다. NASA는 이날 원활한 작동을 위해 특수 가열 시스템을 동원해 모터와 조인트를 가열했고, 뒤로 접혀 있던 보조 거울 지지대를 앞으로 젖혀 주거울 앞에 고정하는 데 성공했다. 오전 9시52분(미국 동부시간) 시작된 보조 거울 펼침 작업은 2시간30분 가량 소요돼 오후 12시23분께 마무리됐다. NASA는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삼각대가 펼쳐졌다"며 "웹 망원경에게 또 하나의 경이적인 날이었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망원경을 조종했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NASA는 앞으로 장비와 거울에서 열을 발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후방 전개식 적외선 방열기(ADIR)를 전개할 예정이다. 이틀 후엔 양쪽으로 접혀 있는 주거울을 펼치는 작업을 하고 무사히 마무리되면 웹 망원경은 우주에서의 '변신' 작업을 마치게 된다. 이후엔 주거울의 미세 조정, 관측 장비의 점검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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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트랜스포머 과정. 사진 출처=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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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웹 망원경은 지난달 25일 발사 후 29분 만에 태양광 패널과 전파 송수신 안테나를 펼쳤다. 또 발사 3일 후에는 양쪽으로 분리돼 접혀져 있던 태양가림막(sun shield) 받침대(pallets)를 폈다. 이후 테니스장 1개(약 25㎡) 크기의 다이아몬드 모양 태양가림막을 펼치고 5겹의 막을 각각 분리했으며, 지난 4일 5시간에 걸쳐 마침내 팽팽하게 만들어 고정하는 작업을 마쳤다. 이 가림막들은 태양빛과 열을 차단해 웹 망원경에 탑재된 장비들이 잘 작동될 수 있는 섭씨 영하 235도를 유지하도록 해준다.

이 작업은 웹 망원경이 목표로 항해하는 동안 해야 할 '변신' 작업 중 가장 고난도의 임무로 꼽혔었다. 지구에서 수십만km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홀로 항행하고 있는 우주선을 원격 조정해 굉장히 섬세한 작업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NASA 엔지니어들은 지난달 31일 접힌 가림막을 고정하고 있던 107개의 핀을 제거해 무사히 펼친 후 지난 4일 팽팽하게 고정하는 데 성공했다. NASA는 웹 망원경이 임무를 수행하기에 앞서 항행 중 진행해야 할 전개ㆍ배치 작업이 344건에 달하는 데, 태양가림막 전개를 마침으로써 약 75%는 마무리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웹 망원경이 이처럼 우주에서 고난도의 변신 작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워낙 커서 현존 어느 우주 발사체에도 그대로 실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부 펼칠 경우 넓이만 테니스장 1개 크기의 웹 망원경을 있는 그대로 적재해 우주로 실어 나를 로켓은 아직 없다. 이에 NASA는 우주에서의 '변신'을 대안으로 택했다.

100억달러(약 11조9500억원)을 들여 제작된 웹 망원경은 성탄절인 지난달 25일 오후 9시20분(한국시간) 발사됐다. 발사 29일째인 이달 말께 지구에서 150만km 떨어진 라그랑주2(L2) 지점에 도착해 태양 궤도를 돌면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L2 지점은 지구와 태양의 중력ㆍ원심력이 균형을 이뤄 별도의 연료를 소모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단 지구에서 너무 멀어 '전임자'인 허블 우주망원경(궤도 600km)처럼 고장날 경우 수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NASA는 그만큼 개발 과정에서부터 고장이 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원격 조종 시스템을 장착했다. 만약의 경우 개발 중인 초대형 우주발사체(SLS)나 스페이스X의 대형 로켓 스타십이 완성되면 수리에 동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웹 망원경은 허블 망원경의 100배가 넘는 우수한 관측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적외선 감지기를 통해 135억광년 떨어진 천체에서 온 빛을 포착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초기 우주의 은하계와 별들을 관측할 수 있고, 먼 우주나 구름먼지에 둘러싸인 행성들의 빛도 포착할 수 있다며 환호하고 있다. 또 행성들의 화학 구성 성분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다. 물 등 생명체에 필요한 물질들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탐색할 수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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