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망원경 완전히 변신을 마친 상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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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류의 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마침내 '변신'을 마무리하고 목적지인 라그랑주2 지점을 향해 본격적인 비행을 시작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8일(현지시간) 웹 망원경이 직경 6.5m의 주거울을 완전히 펼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전날과 이날 각각 한쪽씩 펼치는 등 이틀간에 진행된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웹 망원경은 지난달 25일 프랑스령 기아나 쿠로우 우주센터에서 아리안5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그러나 최대 직경 5.4m에 불과한 로켓 페이로드(화물 적재함)에 실을 수가 없어 종이처럼 접힌 채 탑재됐다. 발사 후 매미가 환골 탈태를 하듯 태양가림막(Sunshield)과 보조 거울(secondary mirror)을 차례로 펼치는 등 '변신' 과정을 거쳤고, 이날 주거울을 펼쳐 돛단배 모양의 모습을 완성한 채 이날 오전8시 현재 지구에서 약 67만1000마일(약 108만km) 떨어진 지점을 지나고 있다.
최대 고비는 다이아몬드 모양의 테니스장 1개 크기인 태양가림막을 펼쳐 팽팽히 당기고 고정하는 작업이었다. 웹 망원경은 발사 29분 만에 태양광 패널과 전파 송수신 안테나를 펼쳤다. 3일 후부터는 태양가림막을 펼치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했다. 양쪽으로 분리돼 접혀져 있던 받침대(pallet)를 폈다. 6일 후엔 태양가림막을 펼쳤고 9일 후엔 5겹의 태양가림막을 각각 분리했다. 13일째인 지난 4일 5시간에 걸쳐 5겹의 가림막을 팽팽하게 만들어 고정하는 작업을 마쳤다. 이 가림막들은 태양빛과 열을 차단한다. 웹 망원경이 목표로 항해하는 동안 해야 할 '변신' 작업 중 가장 고난이도의 임무로 꼽혔었다. 지구에서 수십만km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홀로 항행하고 있는 우주선을 원격 조정해 굉장히 섬세한 작업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NASA 엔지니어들은 지난달 31일 접힌 차광막을 고정하고 있던 107개의 핀을 제거해 무사히 펼쳤고, 이날 팽팽하게 고정하는 데 성공했다. NASA는 웹 망원경이 임무를 수행하기에 앞서 항행 중 진행해야 할 전개ㆍ배치 작업이 344건에 달하는 데, 태양가림막 전개를 마침으로써 약 75%를 무사히 끝낸 셈이었다.
또 발사 12일째인 지난 6일엔 보조 거울(secondary mirror)을 펼치는 데 성공했다. 이 보조 거울은 직경 0.74m 짜리로, 주거울(직경 6.5m)을 통해 반사된 적외선을 흡수하는 역할을 맡는다. 7.26m 가량의 받침대 3개에 의해 고정된다. NASA는 특수 가열 시스템을 동원해 뒤로 젖혀져 있던 받침대의 모터와 조인트를 가열한 후 앞으로 펴서 주거울 앞에 고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엔 비와 거울에서 열을 발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후방 전개식 적외선 방열기(ADIR)도 성공적으로 배치했다.
지구에서 100만km 이상 떨어진 먼 우주 공간에서 이같이 고난도의 변신 작업을 마무리한 웹 망원경은 앞으로 주거울, 적외선 감지기 등 관측 장비의 미세 조정ㆍ점검 등을 실시한다. 냉각장치를 동원해 각종 장비가 작동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인 섭씨 영하 233도로 웹 망원경을 냉각할 예정이다.
발사 29일째인 이달 말께 지구에서 150만km 떨어진 라그랑주 2(L2) 지점에 도착해 태양 궤도를 돌면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L2 지점은 지구와 태양의 중력ㆍ원심력이 균형을 이뤄 별도의 연료를 소모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단 지구에서 너무 멀어 '전임자'인 허블 우주망원경(궤도 600km)처럼 고장 날 경우 부품 교체 등 수리가 불가능하다. NASA는 그만큼 개발 과정에서부터 고장이 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개발 중인 초대형 우주발사체(SLS)나 스페이스X의 대형 로켓 스타십이 완성될 경우 수리에 동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웹 망원경은 허블 망원경의 100배가 넘는 우수한 관측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적외선 감지기를 통해 135억광년 떨어진 천체에서 온 빛을 포착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빅뱅 발생 3억년 후 초기 우주의 은하계와 별들을 관측할 수 있고, 먼 우주나 구름먼지에 둘러 싸인 행성들의 빛도 포착할 수 있다며 환호하고 있다. 또 행성들의 화학 구성 성분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다. 물 등 생명체에 필요한 물질들의 존재 여부에 대해 탐색할 수 있다.
그레고리 로빈슨 NASA 웹 망원경 프로젝트 책임자는 "웹 망원경의 모든 배치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것은 역사적인 일"이라며 "우주에서 우주망원경을 펼치기 위해 복잡한 절차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NASA 및 전 세계에 놀라운 위업"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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