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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이재명이 누렸던 선점효과···‘거시경제 공약’으로 타깃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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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호중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열린 손실보상 사각지대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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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공’ 전략이 ‘거시경제’로 향하고 있다. 이 후보는 오는 11일 거시경제 목표치를 제시하는 등 구체적인 거시경제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후보 측은 그간 선대위 쇄신과 생활밀착형 공약, 2030집중공략 전략 등 한두발 앞선 전략으로 당 내홍에 시달려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보다 정책 경쟁에서 우위에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번 거시경제 공약 발표를 통해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를 굳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43번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인 ‘생활용품 수명 연장 공약’을 발표했다. 텀블러의 고무 패킹이나 전자기기 부품 등 소모품의 보유·판매 기간을 늘리면서 제품을 오래 쓸 소비자의 권리도 보장하고 탄소 배출도 줄이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 후보는 선대위를 공식 출범 9일 뒤인 지난해 11월11일부터 약 두달간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생활밀착형 공약을 40회 넘게 발표했다.

같은날 윤 후보는 ‘석열씨의 심쿵 약속’ 시리즈 네번째로 게임 본인 인증 절차를 개선안을 발표했다. ‘전체 이용가 게임’의 경우에는 미성년자의 법정 대리인 동의 여부를 묻지 않겠다는 것이다. 윤 후보의 생활밀착형 공약 발표는 국민의힘이 의원총회를 열고 이준석 당 대표 해임 건의안을 상정했다가 이 대표와 윤 후보가 화해한 지난 6일 처음 발표됐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이 민주당보다 약 한달 늦었던 데다가, 선대위 주도권을 두고 벌어진 당 내홍이 겹치면서 정책 행보가 늦어진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후보의 새해 지지율 역전이 이런 ‘선점 효과’ 덕을 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유튜브 방송 출연이나 SNS 게시글을 통해 꾸준히 공약을 발표하면서도 이를 안정적으로 전달했다는 평을 들었는데, 이는 국민의힘에 비해 후보 선출이 빨랐고 선대위 안정화가 순조로웠던 덕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가 최근 20대 사이에서 윤 후보보다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 것도 이 후보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청년들과 만나거나 그들의 관심사를 ‘선제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는 이르면 오는 11일 집권 뒤의 거시경제 지표 목표치를 제시하는 거시경제 공약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지난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내총생산(GDP) 5만달러·주요 5개국(G5) 진입 목표’를 언급했고, 주식 투자자들을 만나서는 현재 3000대 초반인 국내 유가증권시장 지수(코스피)를 5000까지 끌어올리겠다고도 공언해왔다. 이른바 ‘5·5·5 공약’을 제시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이재노믹스’(이재명+이코노믹스)라고 이름 붙인 경제 공약을 달성하기 위한 세부적인 정책 로드맵을 제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보다 먼저 구체적인 거시경제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경제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지지율 박스권을 돌파해 골든크로스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그간에는 소확행 공약이나 과거 경기도·성남시에서의 공약 성공사례를 내세워 ‘효능감’을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국가 경제 비전’을 선도적으로 제시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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