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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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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월 200만원", "여가부 폐지"…尹 '이대남' 표심 공략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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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무고죄 처벌 강화'·'여가부 폐지'·'병사월급 200만원' 공약

기자회견 대신 페이스북 등 SNS 통해 '한 줄 공약'

이준석 "이탈한 20대, 이재명한테 안 가…다시 확보 가능"

아시아경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쉐라톤 그랜드 인천호텔에서 열린 '제20대 대선후보 초청 새얼아침대화 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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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최근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이어 병사 월 200만 원 공약 등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 표심 잡기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한 후, 이 대표의 주요 지지층인 이대남 결집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공약들이 '이대녀'(20대 여성)의 표심을 배척해 결국 '남녀 갈라치기'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윤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 줄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10일 오전까지 윤 후보가 발표한 한 줄 공약은 Δ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Δ여성가족부 폐지 Δ병사봉급 월 200만원 등 세 가지다.

이 가운데 '여성가족부 폐지' 게시글은 1시간도 안 돼 1700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화제를 모았다. 이 공약은 2030세대 남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다. 누리꾼들은 "여가부 폐지 적극 지지한다", "여가부 자체가 남녀 편 가르기", "오늘부터 윤석열 지지자", "7글자로 대선 끝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윤 후보가 최근 청년 표심에 공들이는 이유는 청년층 지지율 하락과 연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잇단 실언과 영입 인사 논란, 이 대표와의 갈등으로 최근 청년층, 특히 이대남 표심이 대거 이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2030세대를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두 자릿수 이상 격차로 경쟁 후보들을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에서 39세 남녀 1024명을 조사해 지난 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 33.4%,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19.1%, 윤 후보 18.4%로 조사됐다. 안 후보와 윤 후보의 격차는 0.7%포인트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6.9%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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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메시지. 사진=윤 후보 페이스북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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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단기간에 2030세대의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강수를 뒀다가 자칫 젊은 여성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지지율이 떨어지니까 윤 후보가 그냥 아무 말이나 하는 것 같다. 왜 맨날 20대 남자들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20대 남성 빼고는 국민이 없나"며 "또 얼마 전까지 페미니스트 인사를 영입하던 사람이 갑자기 여가부 폐지를 운운하니까 믿음직스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윤 후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9일 KBS '일요진단'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역사에서 보면 여가부는 분명히 뚜렷한 족적이 있다"며 "20대층은 그 부분을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김 총리는 "출범된 지 20년이 조금 넘은 여가부가 호주제 폐지 등 양성평등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면서 "(여가부) 폐지보다 확대 개편과 같은 부분이 토론됐으면…"이라고 덧붙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평등부(여성부) 강화'라고 쓴 글을 올렸다. 윤 후보가 바탕 화면을 하늘색으로 한 것과 달리 심 후보는 성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을 바탕색으로 했다.

당내에서도 윤 후보 공약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청년의꿈'에서 윤 후보가 내놓은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에 대해 "그 공약은 헛소리"라고 지적했다. 또 홍 의원은 한 회원이 '윤 후보가 병사 월급 200만원과 여가부 폐지 공약 효과로 이대남 표심을 약간 잡은 거 같다'고 하자, "글쎄요"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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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내놓으면서 연일 대선판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진은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17층 여성가족부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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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 측의 이대남 공약들이 실제 지지율 반등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이 대표는 윤 후보가 올바른 방향성을 설정할 경우, 20대 사이에서의 지지율 반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 당에서 이탈한 20대 지지율 상당수가 안철수 후보, 때로는 허경영 후보로 갔지만, 이재명 후보로 가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어 "언제든지 윤 후보가 방향성을 잘 설정하면 그중에 상당수는 저희가 다시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속도감 있게 빨리 방향성을 잡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윤 후보가 내놓은 이대남 공약이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윤 후보가 이대남 관련 공약을 내는 이유 중 하나는 이대남을 핵심 지지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또 최근 이 대표와 갈등을 빚으면서 표심이 가장 많이 이탈한 지지층도 바로 이대남이다. 그렇기에 이들부터 결집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공약들이 이대남의 마음을 돌리는데 조금의 역할은 할 것"이라며 "그러나 위험도가 따르는 선거전략이다. 일각에서는 이대녀 표심은 다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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