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 부장관과 회담 뒤 브리핑…"협상 실패하면 군사적 대응"
(제네바 AP=연합뉴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왼쪽)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오른쪽)이 이끈 미러 협상 대표단. |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10일 강조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우크라이나 사태 및 미러 안전보장 문제에 대한 협상을 마친 뒤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동료들에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어떠한 계획이나 의도도 없으며 있을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면서 "모든 군사력 준비 조치들은 러시아 영토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음도 설명했다"고 전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미국 측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비확산에 관한 법적 보장을 받는 것이 (러시아에) 왜 절대적 명령인지, 러시아 접경 지역으로 공격 무기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법적 보장을 받는 것이 왜 중요한지, 나토가 1997년 이후 동맹에 가입한 국가들의 영토를 물질적으로 장악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문제를 러시아가 왜 제기하는지 등을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나토의 비확산 문제 진전과 러시아 접경으로의 미사일 배치 금지 없이는 다른 측면에 대한 미국과의 작업은 의문의 여지가 있다"면서 서방 진영은 안전보장에 관한 러시아의 제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러시아가 이들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지만, 어떠한 최후통첩을 제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동시에 협상 실패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은 군사·기술적 성격을 띨 것이라며, 미국·나토와의 안보 협상이 결렬될 경우 러시아가 군사적 조처를 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미·러 협상에 대해 "복잡하고 길며 아주 전문적이고, 깊이 있고 구체적이었다"면서 "미국 측이 아주 심각하게 우리의 제안에 접근했으며 그것들을 깊이 있게 연구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 대규모 병력 배치 등을 둘러싼 긴장 해소 방안과 러·서방 간 안전보장 문서 채택 문제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번 회담이 열리기 전인 지난달 15일 미국 측에 양국 간 안전 보장 조약안과 러시아·나토 회원국 간 안전 확보 조치에 관한 협정안 등 2개 문서 초안을 전달한 바 있다.
문서에는 나토가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를 추가로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면서 동진을 계속하는 것을 멈추고, 러시아 인근 국가들로 중·단거리 미사일 등의 공격 무기를 배치하지 않을 것을 보장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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