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입장 재확인하며 합의 없이 마무리…대화의 여지는 열어둬
후속 회담서 돌파구 마련 주목…12일 나토-러, 13일 OSCE-러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워싱턴·서울=뉴스1) 김현 특파원,정윤미 기자 = 미국과 러시아가 10일(현지시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전략안정 대화를 가졌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도출하진 못했다.
다만 양측은 계속 대화의 여지를 열어둔 만큼 앞으로 이어질 후속 대화 등을 통해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이끄는 양국 대표단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8시간가량 마라톤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병력을 대규모로 배치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만큼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마라톤 회담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각자의 입장만을 재확인한 채 마무리했다.
양측에 따르면,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셔먼 부장관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 우려는 근거가 없는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권 국가들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금지 등 자신들이 미국과 서방에게 요구했던 안보 보장안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의사가 없다"며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회원국이 되지 않도록 확실히 하는 것은 절대적 의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셔먼 부장관은 미·러 양국이 상호적으로 러시아 인근 지역에 대한 미사일 배치와 군사 훈련을 제한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제안하면서도 러시아의 나토 동진 금지 등의 요구에 대해선 “우리는 누구도 나토의 개방 정책을 폐쇄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셔먼 부장관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수출통제와 국제결제망 퇴출 등 경제 제재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조치를 통해 심각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그는 동맹 및 파트너와 수출통제 조치에 대한 집중 논의를 하고 있으며 많은 이해와 동의를 확보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셔먼 부장관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주둔한 러시아 병력의 철수를 거듭 요구했지만, 러시아 측은 확답을 하지 않았다.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자신들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에서 그치고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상돼 왔던 터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양측은 "몇 주 안에 어떤 돌파구를 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랴브코프 차관)이라고 밝히는 등 돌파구 마련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낮춰 왔다. 셔먼 부장관이 이날 회담을 '협상'이 아닌 '논의'로 규정하면서 "서로의 우선순위와 우려에 대해 더 잘 이해하는 것"이라고 규정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양측이 앞으로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후속 대화에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 상태를 완화시킬 돌파구가 마련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오는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와 러시아간, 13일 오스트리아 빈에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러시아간 연쇄 회담을 예정돼 있다.
미국과 러시아도 다소 험악한 발언들을 주고받으면서도 대화의 여지는 열어두고 있는 모습이다.
셔먼 부장관은 러시아와 다시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고, 랴브코프 차관도 “상황이 절망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밝혔다.
국제사회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대화가 시작됐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번주 회담들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지만 외교적 절차를 시작하고 싶다며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길과 과정, 일련의 회담에 대한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막을 수 있을지 여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과 서방의 제안을 수용할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망했다.
러시아가 나토 동진 금지 등 미국 및 서방이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지속할 경우 현재의 교착 상태를 풀 수 있는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판단에서다.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이같은 요구를 지속하는 것은 협상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gayunlove@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