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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부하직원 방화복 입혀 배드민턴 친 소방간부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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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헬기 활주로 옆서 텃밭 가꾸기 시켜…조기 퇴근도

연합뉴스

소방호스 이용해 텃밭에 물 주는 소방관
※ 기사와 직접 관계가 없습니다.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 노동조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부하 직원에게 방화복을 입힌 뒤 배드민턴을 함께 치거나 근무시간에 텃밭을 가꾸게 하는 등 이른바 갑질을 한 소방 간부가 감찰 조사 끝에 징계를 받았다.

11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인천소방본부는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고 사적노무 요구 금지 위반 등으로 전 119특수구조단장 A 소방정에게 감봉 2개월의 경징계 처분을 했다.

징계위는 A 소방정이 정직 1개월에 해당하는 비위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으나 과거 그가 받은 수상 경력 등을 고려해 감봉 2개월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소방 공무원의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와 감봉·견책 등 경징계로 나뉜다.

A 소방정은 지난해 인천시 중구 영종도에 있는 119특수구조단 헬기 격납고에서 화염을 막는 방화복을 부하 직원에게 입게 한 뒤 함께 배드민턴을 쳤다.

그는 또 지난해 8월 근무시간 중 119특수구조단 청사 인근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배추·고추·상추·파 등이 심어진 텃밭을 가꾸게 하는 등 갑질을 한 의혹을 받았다.

텃밭은 구조단 산하 소방항공대 헬기가 출동하는 활주로 인근에 있었으며 농작물 재배가 금지된 제한 구역이었다.

감찰 조사 결과 그는 일찍 퇴근해 근무지를 이탈하거나 예산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도 했다.

A 소방정은 또 청사 외부에 테이블을 펴놓고 직원들과 회식을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그는 감찰 조사에서 "(직원들에게) 죄송하다"며 일부 비위 행위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소방정은 최근 징계를 받고 인천소방본부 내 다른 부서로 인사 조치됐다.

소방정은 일선 소방서장 급으로 4급 서기관에 해당하며 경찰의 총경과 같은 계급이다.

앞서 국무조정실은 지난해 9월 A 소방정의 갑질 의혹이 제기되자 감찰 조사를 벌였다.

소방을 사랑하는 공무원 노동조합은 "A 소방정은 (부하) 직원들에게 갑질과 막말을 했다"며 파면이나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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