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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단일화 동상이몽…안 “완주” 윤측 “효과 없다” 여권 “안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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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배우자 김미경씨(오른쪽)가 7일 충남 천안중앙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간식을 구매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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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1일 복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2년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선후보 자리를 양보한 게 정치 인생에서 가장 후회된다. 단일화는 제 상승세를 차단하려는 정치적 술수”라고 표현했다. 이날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도 “단일화에 관심 없다. 내가 정권교체를 하려고 나온 것.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 후보 측은 낮은 비호감도를 활용해 지지율 상승세를 지속하겠다는 판단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4명의 후보 중 호감도 1위, 비호감도 4위를 차지했다. 국민의당은 “이번 선거지형은 당이 아닌 인물 구도”(권은희 원내대표)란 점을 내세운다. 인물 구도가 부각될수록 비호감도가 높은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표를 더 뺏어올 가능성이 크다는 계산에서다. “정책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코로나19 관련 내용을 다루는 의료 전문 유튜브 출연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신용현 공동선대위원장)며 안 후보가 의사로서 가진 전문성도 어필하겠다는 계획이다.

안 후보가 단일화를 먼저 언급하는 게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보·보수 진영에서 ‘콘크리트 지지층’을 보유한 양당 후보와 달리 안 후보 지지층은 유동적이다. 여론조사업체 KSOI가 지난 7~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 교체 의향’을 물었을 때 안 후보 지지자 중 45.6%가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재명(8.9%), 윤석열(15.2%) 후보 대비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철학과 교수는 “안 후보가 과거 중도 사퇴를 한 경험이 여러 번 있기 때문에 단일화 언급은 존재감을 스스로 부정하는 표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본격 단일화 국면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면 지지율을 최대한 높이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적어도 지지율이 20%는 돼야 단일화에 대비를 하든 하지, 지금은 전혀 고려할 상황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준석, 안철수와 오랜 악연도 작용

갈은 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CBS라디오에서 “단일화 효과가 큰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우리 당을 지지하던 2030 지지층이 일시적으로 안 후보에게 이전돼 지지율이 올랐는데, 윤 후보가 20·30대 지지율 반등을 이뤄내고 있다”는 게 이유다. 이 후보는 “8일 (비공개) 당내 조사에서 상당한 반등이 있었다. 뉴스핌-코리아정보리서치의 8일 여론조사 등 ARS를 기반으로 한 다른 조사에서도 강한 반등세가 목격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코리아정보리서치 조사에서 윤 후보는 40.3% 지지율을 기록해 이재명 후보(34.7%)를 오차범위 내인 5.6%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안 후보 지지율은 13.0%였다. 이 대표는 “안 후보가 과거 중도 지형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었지만, 보수화하면서 의미가 별로 없어졌다”며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같은 호남과 충청의 결합이나, 중도와 보수의 결합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도 강조했다. “설 연휴 전까지 윤 후보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단일화 협상에 유리하다”(재선의원)는 시각도 국민의힘 내에는 있다.

반면에 이 대표가 안 후보를 ‘평가절하’하는 데는 두 사람의 오랜 악연이 작용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 대표와 안 후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국면과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논의 과정에서 여러 차례 충돌한 경험이 있다.

여권에서도 야권 단일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거 구도가 승부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1일 MBC라디오에서 “단일화는 잘되는 게 되게 어렵더라. 여러 가지 허들(장애물)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논의가 제대로 시작되려면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2등이 돼야 한다. 그 전까지는 (협상이) 잘 안될 것”이라며 “그때부터 룰미팅 가지고 엄청나게 시끄러워질 거다. 그런 문제가 끝나도 지지층이 화학적으로 결합하느냐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3개 허들(안철수 2위·룰 확정·지지층 결합)’을 모두 넘은 뒤에야 야권이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당선 “분위기 무르익기 전에 막자”

민주당 내엔 “단일화 분위기가 무르익기 전에 재를 뿌려보자”는 기류도 있다. 익명을 원한 수도권 중진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국민의힘에서 ‘무선전화 면접조사 방식을 넣거나, 민주당 지지층까지를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면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진다’는 계산이 끝난 것으로 안다”며 “단일화가 시도되더라도 룰 싸움만 하다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 변화는 새로운 표의 확장이 아닌 기존 표의 분산과 이동으로 나타난다. 본질은 정치권력을 나눠 갖겠다는 일종의 담합에 불과하다”(조정식 민주당 의원)는 비판도 나왔다. 이재명 대선후보가 “윤 후보가 앞설 때는 (단일화) 얘기가 없었다. 여론조사 순위가 바뀌니 정치공학적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한 데서 한 걸음 더 나간 발언이다. (※기사에 인용된 모든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심새롬·손국희·성지원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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