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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올 하반기부터 공공기관에 ‘노동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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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이사제法 국회 본회의 통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지원법도 의결

동아일보

국회는 11일 열린 본회의에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재석 의원 210명 가운데 찬성 176표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주요 공공기관에서 노동이사가 활동하게 된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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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대표가 공공기관 이사회에 참여해 발언권과 의결권을 갖고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공부문 노동이사제’가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공포일로부터 6개월 뒤에 적용되는 만큼 올해 하반기부터 주요 공공기관에 노동이사가 활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재석의원 210명 중 찬성 176표, 반대 3표, 기권 31표로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3년 이상 재직한 근로자 중 근로자 대표의 추천이나 근로자 과반수 동의를 받은 1명을 비상임 노동이사에 임명해야 한다. 3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 모두 노동계의 숙원사업인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에 찬성하면서 입법에 속도가 붙었다.

국회는 또 이날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투자를 파격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의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반도체특별법), 정당 가입 나이를 현행 만 18세에서 16세로 낮추는 정당법 개정안 등 46개 법안을 의결했다.

公기관 경영에 노조 직접 참여… 재계 “민간 확대땐 경제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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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의 거듭된 우려와 반대에도 ‘공공부문 노동이사제’가 결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선을 약 두 달 앞두고 노동계 표심을 의식한 여야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국민연금공단 등 131개 공공기관 이사회에 노동자 대표가 포함돼 경영의사 결정 전반에 참여하게 된다. 재계에서는 공공부문의 제도 도입이 조만간 민간 기업으로까지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개정안은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10명 중 찬성 176명(83.80%)으로 의결됐다. 기권은 31표, 반대표는 3표에 불과했다.

경제계는 이사회가 갈등의 장이 될 것이라며 반대해 왔다. 반면 노동계는 ‘대통령 대선공약’이라며 이행을 촉구했다. 양측 입장이 팽팽한 상황에서 국회가 노동계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 대해 야당은 당초 반대 입장이었다.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달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방문해 공공부문 노동이사제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공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시선은 세부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쏠린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곧바로 시행령 개정에 착수할 예정이다. 직접 당사자인 공공기관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재부가 마련할 지침에는 구체적인 노동이사의 자격 요건과 선임 절차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개정안 발효 시기를 고려해 6개월 내에 관련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는 노동이사제의 전 단계 격인 ‘근로자 이사회 참관제’ 도입 여부가 이미 반영되고 있다. 노동이사제 도입 여부도 평가에 포함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전은 현재 비상임이사 8명 중 연임되지 않고 임기를 마치는 사람이 생길 때 노동이사 1명을 선임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큰 틀에서 원칙은 세웠지만 구체적인 자격요건 등은 세부 지침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 등 다른 공기업들도 법에 따라 노동이사 선임 계획을 준비 중이다.

재계는 불만과 우려를 동시에 표출하고 있다. 노동이사제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제단체들은 지난해 11월과 12월, 올해 1월 4일 등 3차례에 걸쳐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5개 경제단체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날 본회의 통과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성명을 잇달아 발표하며 우려를 표시했다. 대한상의는 “공익을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는 데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됐는지 의문”이라며 “기업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법안이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일방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따라 처리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경총은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 시 제도적 보완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노동이사 임기 중에는 노동조합에서 탈퇴하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간기업으로 노동이사제가 확대되는 것에 대한 반대도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이 졸속으로 추진되는 것을 지켜보며 향후 민간 기업에 대한 도입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총은 “노동이사제가 민간 기업에 도입될 경우 시장경제에 큰 충격과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확대 입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계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협의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지 69개월, 경사노위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낸 지 14개월 만에 공공기관 노동이사제가 도입됐다”며 “그동안 노동자에게 금기의 영역으로 여겨진 경영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잘못된 경영에는 견제와 감시를 수행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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