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약국 앞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파리|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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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 사례가 700만 건 이상 보고됐다고 1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2주 전 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이런 추세라면 두 달 안에 유럽 인구 절반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지역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럽 26개국에서 매주 인구의 1% 이상 꼴로 확진이 보고되고 있다”면서 “유럽 각국이 의료·보건 체계 붕괴를 막기 위한 기회의 창이 점점 닫히고 있다”고 말했다. 클루게 국장은 미국 워싱턴대 건강지표연구소의 추정치를 인용해 서유럽 인구의 절반이 향후 6~8주 안에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최근 감염 양상을 보면 서유럽에서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 지역 국가로 퍼지는 등 동진 양상이 뚜렷해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 지역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유럽 국가 폴란드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현재까지 10만명이 사망했는데 세계에서 치명률이 6번째로 높다. 러시아 보건당국은 확산세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취하지 않는다면 조만간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러시아는 현재까지 총 1050만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중 3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WHO는 오미크론 변이 등장 이후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고 있다면서 철저한 방역을 당부했다. 클루게 국장은 “오미크론은 그동안 우리가 봐 온 어떤 변이보다 더 빠르고 더 넓게 움직인다”면서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부스터샷을 포함해 의료부문 종사자·노인 등 위험인구 대상 백신 접종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WHO는 오미크론 변이의 비교적 가벼운 증상에 코로나19를 풍토병(엔데믹)으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에는 반대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역 비상대책 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바이러스 변이는 매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라면서 “언젠가 엔데믹 단계에 진입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시기가 2022년이 될 것이라고 단정하기에는 현 단계에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유럽국 지도자들이 코로나19를 엔데믹으로 규정하며 방역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앞서 전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오미크론 변이 등장 이후 치사율이 떨어진 점을 언급하면서 코로나19 감염 관리 시스템을 독감 수준의 관리 체계로 낮추는 것에 대해 유럽 당국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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