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인 '열광적 호응' 열흘 만에 발표
'모(毛)퓰리즘' 의식한 듯 세부내용 미공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4일 '탈모 치료약의 건강보험 적용'을 공약으로 공식화했다. 그러나 공약 내용이 구체적이진 않았다. 정부가 얼마나, 언제부터 지원할지를 명시하는 대신 "적절하게, 시급하게 지원해 탈모 치료에 도움을 드리겠다"고만 했다.

탈모인들의 '뜨거운 호응'과 이른바 '모(毛)퓰리즘' 논란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을 설명하며 머리를 쓸어 넘기고 있다. 재명이네소극장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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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인 '열광' 열흘 만에 공약 발표

이 후보는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46번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공약)으로 탈모인에 대한 정부 지원을 제시했다. "탈모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겠다"면서 탈모 치료약 건보 지원, 중증 탈모인의 모발 이식에 대한 건보 적용 확대를 약속했다.

이 후보는 열흘 전 탈모 치료 지원 공약을 띄워 열광적 반응을 확인한 데 이어 공약 추진 방침을 못 박았다. 이 후보는 "탈모인이 겪는 불안, 대인기피, 관계 단절 등은 삶의 질과 직결되고, 일상에서 차별적 시선과도 마주해야 하기에 결코 개인적 문제로 치부될 수 없다"며 "특정 연령이나 성별의 문제도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탈모 치료 환자의 2%를 제외한 나머지는 건보 적용을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비싼 약값 때문에 탈모 치료약과 동일 성분의 전립선 치료제를 처방받는 서글픈 편법,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퓰리즘 비판 일라… 세부 내용 '함구'

공약의 세부 내용은 아직이다. 이 후보는 탈모 치료약의 본인 부담률과 건보 급여 기준에 대해서는 "시급히 정하겠다"고만 했다. 모발 이식의 건보 확대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원칙만 밝혔다. 이 후보는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과 사회적 논의를 거치면 건보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박근혜 정부에서 치아 스케일링과 고가의 치아 임플란트에 건보를 적용한 사례도 있다. 탈모인들의 고통과 불편을 외면한 채 포퓰리즘으로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정치적 내로남불에 가깝다"고 선제적으로 반박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