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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대장암도 예방…건강한 노년 지켜주는 근육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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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병훈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교수

중앙일보

고령자의 근육 손실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치부해 많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근육세포는 전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노화 과정 중 가장 큰 신체적 변화로 ‘근감소증’이 있다. 노화에 따른 근육 손실은 1989년 어윈 로젠버그 교수가 처음으로 ‘근감소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부터 의학적 관심사항이 됐다. 최근에는 근감소증의 진단 기준도 마련되고 세계질병분류(ICD)에 등록됐다.

근감소증은 원발성인 일차성과 속발성인 이차성으로 나눌 수 있다. 원발성은 노화 그 자체로 진행되며, 속발성은 질병, 신체 활동량 감소, 침상 안정상태, 영양 섭취 장애나 흡수 장애 등으로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서 빠르게 근섬유의 위축과 손실이 발생하고 근육 섬유 자체의 수와 크기도 줄어든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 만성 염증 및 산화스트레스, 인슐린 저항성 증가 등으로 근육세포가 자멸하기도 한다. 따라서 노화와 근육량 감소는 비례하게 된다.

근육량의 감소는 신체 기능의 저하로 이어져 낙상과 같은 위험성이 커진다. 근육량의 감소는 골밀도 저하와도 연관이 있다. 또한 기초대사량이 낮아져 비만과 내장 비만을 유발한다.

근감소증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근력 운동이다. 근력 운동은 만성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도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고령 만성질환자들에게도 중요성이 강조된다. 국제적 유명 학술지인 ‘란셋’에 근육운동이 고령 만성질환자들의 치료약물 복용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는 연구가 실리기도 했다.

근육 운동을 통해 혈류 개선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고혈압이나 심근경색, 협심증과 같은 혈관 질환 예방 효과도 있다. 자율신경계의 원활한 조율을 통해 부정맥이나 급사의 위험도 예방할 수 있다. 또 근육 수축 시 분비되는 근육 호르몬을 통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춰 당뇨병을 조절할 수 있고, 고지혈증을 치료할 수도 있다. 세포 사멸과 관계 있는 장수 유전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근육 운동은 암 예방 효과도 있다. 근육에서 분비되는 ‘칼프로텍틴’이란 단백질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95년 소개된 연구는 운동이 대장암을 비롯한 암을 예방한다고 검증했다. 현재까지 입증된 근육 운동의 효과는 ▶심혈관계 질환 예방 ▶고혈압 치료 ▶부정맥 예방·치료 ▶대장암 예방 ▶장수 효과 ▶당뇨병 조절 ▶고지혈증 치료 ▶항암 효과 ▶우울증 치료 효과 ▶낙상 예방 등이다.

노화에 따른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도 매우 중요하다. 노년기가 되면 갈증 조절 중추 기능과 신장 기능의 저하로 탈수에 취약해지며, 혈압약과 같은 만성질환 약물 중에는 이뇨 작용을 유발하는 약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발생한 만성 탈수는 근육 기능의 감소와 효율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탈수 상태가 지속하는 경우 하루 물 섭취 권장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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