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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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중국식 봉쇄 정책이 전 세계적인 공급망 불안을 부르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전세계 제조업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전염력이 높은 오미크론이 번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면 감염자의 생활 반경 일대를 모두 봉쇄하는 ‘코로나 제로’를 고수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상하이, 다롄, 톈진, 선전 등 최대 항구도시 4곳에서 일부 폐쇄 조치를 취했다. 부두는 잠그지 않았지만 이런 조처만으로 폭스바겐과 도요타는 톈진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해야 했다. NYT는 “중국에서 광범위한 봉쇄가 더 널리 이뤄지면 (중국에 공급을 상당히 의존하는) 미국 전역의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15일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오미크론을 억제하기 위한 중국의 전투는 스마트폰에서 가구에 이르기까지 제품 생산과 물류 흐름을 위협한다”면서다. 3주째 도시 전체가 봉쇄 중인 산시성 시안(西安)에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공장뿐 아니라 미국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 대만의 리청테크놀로지 공장도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시안의 봉쇄 장기화로 생산라인을 축소했다. 삼성전기를 비롯한 LG전자, SPC 등 한국기업 1000여곳이 있는 톈진에서도 최근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톈진 지방 정부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시민 1500만명을 대상으로 핵산(PCR) 검사를 하고 시내 모든 기관과 기업, 사업체에 이 기간에 휴무를 하라고 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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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설, 올림픽 합치면 퍼펙트 스톰”
중국 베이징에 있는 2022 베이징 겨울 올림픽 마스코트 조형물.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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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중국의 장기간 춘절 연휴(1월31일~2월6일)와 2월 4일 베이징 겨울 올림픽 개막이 겹치면서 공급망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연휴를 맞아 노동자들이 대거 휴무에 들어가는데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당국이 방역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실제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시는 오는 22일부터 3월 말까지 베이징에 진입하는 외부인은 시 진입 후 72시간 안에 PCR 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미국 공급망 컨설팅 업체 세라프의 앰브로스 콘로이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설 연휴, 올림픽이 모두 합쳐지면서 ‘퍼펙트 스톰’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은 현재 단기적인 폐쇄에 대해서는 조금 더 잘 준비되어 있지만, 몇 주에 걸친 광범위한 폐쇄는 기업들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 정부가 항만까지 통제할 경우에는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카트리나엘은 14일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이 코로나 제로 정책에 따라 중요한 항구와 공장까지 폐쇄하는 경향이 있음을 고려할 때, 이는 정말로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세계에서 3번째로 물동량이 많은 닝보항을 폐쇄해 세계적인 물류대란을 일으켰다. 당시 닝보항에서는 단 1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중국은 2주간 항구를 폐쇄했다.
최근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중국 남부 도시 선전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지역 전파 감염으로 발견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선전과 톈진, 베이징 등은 ‘봉쇄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이런 중국의 분위기 탓에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중국 경제 예측 평가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2022년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4.8%에서 4.3%로 낮췄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전망치의 약 절반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오미크론 변이의 상륙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제로 정책을 고수해 더 높은 수준의 제한 정책을 펼 것을 감안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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