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출신 인명진 목사
"피해자 정신적으로 고통받는데... 불편하게 들어"
"안철수-윤석열, 단일화 없으면 못 이긴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인명진(오른쪽) 목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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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고,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한 인명진 목사는 17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녹취록 가운데 '미투 운동'에 대한 발언이 "보수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이날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한 인 목사는 김씨 녹취록을 "아주 벼르고 별러서 들었다"면서 "미투에 대한 부분이라든지 탄핵에 대한 얘기 이런 건 보수 우파 사람들에게도 상처가 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방송 내용이 "겉으로는 상처가 안 났다지만 내상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보수는 돈을 챙겨줘서 미투가 안 난 것'이라는 발언에 "돈 줘서 미투 막은 게 보수인 것처럼,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사람들처럼 되지 않겠나"라면서 "큰 상처를 받은 분들의 상처를 건드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16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음' 내용을 다룬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시청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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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언급된 부분에 대해서는 "안희정씨 때문에 지금 피해를 본 분이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는데, 자기나 자기 아저씨는 지지한다. 이런 말이 그게 얼마나 상처가 되겠나. 조금 불편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16일 MBC 방송 '스트레이트'를 통해 공개된 김건희씨와 서울의소리 기자의 통화 녹취록에는 김씨가 "난 안희정이 불쌍하더만.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는 되게 안희정 편"이라면서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 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냐"고 발언한 내용이 있다.

인 목사는 윤석열 선거대책본부에 '건진법사'라는 무속인이 관여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선 "특별히 정치인들이 무속인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개인적인 취향 아니겠는가"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치인들이 선거 때 종교를 이용하는 건 참 나쁜 일이다"라며 "나는 (후보들이) 당당하게 기독교면 기독교인, 불교면 불교인, 이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자 필승론 주장하는 이준석 대표 참 문제"

17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기념촬영이 끝난 뒤 이동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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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인명진 목사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지지한다면서도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후보 어떤 사람도 단일화하지 않고서는 선거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윤-안 단일화를 촉구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너무 갈갈이 찢겨져서 사회를 통합하는 그런 일들이 일어나야 되겠는데 소위 보수 우파라고 하는 그러는 사람들에게서도 갈라지면 안 된다"며 "이제는 연합할 줄 알고 같이할 줄 아는 그런 모습을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된다"고 말했다.

안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부정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는 "지금은 단일화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 단일화하겠다고 그러면 선거운동이 되겠나"라며 "윤석열 후보나 안철수 후보나 단일화에 대한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하지만, 두 사람 다 용빼는 재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재해서 될 일은 아니고 결국은 후보들이 결심해야 한다"면서 "후보 주변에 3자 필승론 주장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국민의힘의 이준석 대표가 그런 사람인데, 안철수 후보 쪽에서도 그런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 사람들이 참 문제"라고 주장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