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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국민의힘 장영하 “李 욕설파일 추가 공개, 34개 160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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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대선 주자 및 가족의 육성이 담긴 통화 녹음파일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16일 MBC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음을 보도한 데 이어, 18일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정치권에선 “가치경쟁이 실종된 한국 정치의 현주소”란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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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이재명'의 저자 장영하 변호사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욕설 파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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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하 “이재명 욕설 녹음 34개 추가 공개”



국민의힘 ‘이재명 국민검증특위’ 소속 장영하 변호사는 1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욕설이 담긴 녹음파일 34개를 추가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장 변호사는 이재명 후보의 각종 의혹을 다룬 책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날 장 변호사가 공개한 파일은 이 후보가 과거 자신의 친형인 고(故) 이재선씨 및 이씨의 부인과 나눈 통화 녹음이다. 전체 34개 파일, 160분 분량이라고 한다. 그간 유튜브 등에 공개돼 논란이 됐던 이 후보의 이른바 ‘형수 욕설’ 녹음과는 다른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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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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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변호사는 회견에서 “이 후보는 어머니 문제를 놓고 시종일관 거친 욕설로 형을 몰아붙이는 등 격한 감정을 토해냈다”며 “이번에 공개하는 녹취록엔 이재선씨의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둘러싼 형제간의 갈등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의 기자회견을 두고 정치권에선 MBC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를 공개한 데 대한 맞불성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장영하 변호사의 개인 기자회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가족의 내밀한 문제이고 또 말씀드리기 어려운 사정이 있긴 합니다만, 공인으로서 이런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의 과거의 한 부분이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깊이 사과드린다”며 “문제의 발단이 됐던 어머니는 이제 이 세상에 계시지 않고, 어머니에게 가혹하게 문제를 만들던 그 형님도 이젠 세상에 안 계신다. 다시 벌어지지 않을 일이니까 국민께서 용서해주시면 고맙겠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사과와 별개로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입장문을 통해 “녹음파일을 공개한 국민의힘 특위 소속 장 변호사를 후보자 비방죄로 즉각 고발한다”고 밝혔다. 공보단은 “장 변호사가 불법 배포한 이 자료를 선별 편집해 공개하는 행위는 선관위 지침에 위배될 뿐 아니라 후보자 비방죄와 선거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지난달 16일 유권해석을 통해 “이 후보의 욕설이 포함된 녹음파일의 원본을 그대로 트는 것만으로는 후보자비방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장 변호사가 공개한 파일은 원본이 아닌 편집된 것이란 게 민주당 측 주장이다.



이재명 "용서해 달라"…與는 '무속 논란' 총공세



민주당은 윤 후보 측의 ‘무속인 관여 의혹’을 꺼내 들었다. 김영진 민주당 선대위 총무본부장은 “국민의힘 선대본부에 무속인이 직접 참여하고, 연관된 친척들이 참여한 데 대해 먼저 해명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라며 “일각에선 ‘야당이 무당층과 중도층을 끌어와야 하는데, 무당을 끌고 온 것 아니냐’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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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날 세계일보는 무속인으로 알려진 ‘건진법사’ 전모씨가 국민의힘 선대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의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전씨의 고문 활동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후보와 관련한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되고 있는 부분을 차단하겠다”며 네트워크본부를 해산시켰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건진법사' 전씨를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를 ‘왕윤핵관’으로 규정하며 연일 ‘무속 논란’에 불을 지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핵관은 무당이고 왕윤핵관은 부인인 윤 후보의 무당 선대본부 실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주요 인재는 전씨의 면접을 보고 난 뒤에 합류가 결정된다’는 윤 후보 캠프 관계자의 발언이 보도된 후 많은 국민께서 대경실색하고 있다. 최순실의 오방색도 울고 갈 모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원내대표는 “국민은 주술과 무당에게 홀려 국사를 결정하는 나약한 지도자에게 단 한표도 아까워한다”며 “윤 후보가 집권 시 ‘제2부속실’을 폐지하고 ‘제2무속실’을 설치하는 게 아니냐는 시중의 얘기가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영부인 보좌 기능의 청와대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는 윤 후보의 공약을 비꼰 것이다.

본격화하는 여야의 네거티브 공방에 대해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여야의 정책 공약이 한 방향으로 수렴되면서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자, 단기적으로 상대를 흠집 내며 반사이익을 얻는 방식의 정치 구도가 형성됐다”며 “가치경쟁ㆍ정책경쟁이 실종된 한국 정치의 현주소”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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