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목)

이슈 차기 대선 경쟁

“페미니즘 견해” 질문에 이재명이 ‘어버이연합' 꺼낸 이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 당연하지만 강행처리는 곤란"
한국일보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나와 출연자와 대담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성불평등은 여전히 개선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과제”라고 19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말했다. 청년세대의 성별 갈등 문제에 있어서는 남녀 중 어느 한쪽 편을 들 문제는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공개된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와의 인터뷰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성차별이) 계속 개선되고 있는 것 같고, (개선) 속도도 제가 보기엔 빠른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래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닷페이스는 여성, 성소수자, 기후위기 등의 의제를 다루는 매체다.

이 후보는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성별 갈등이 고조되는 원인에 대해 “불평등과 기회 부족에서 왔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구조 안에서 싸우는 양측에 대해 어느 한쪽을 얘기하더라도 오해받거나 불필요한 갈등을 격화시킨다고 봐서 저는 (논란에) 거리를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대남(20대 남성)과 이대녀(20대 여성)의 갈등 국면에서 선뜻 어느 한쪽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편견이 심하다는 문제 제기에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대신 이 후보는 “페미니스트와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도 단 한 개로 명확히 규정할 수 없다”면서 강성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어버이’라는 말은 가슴 떨리는 말이지만, 어버이연합이 생겨나면서 어버이 하면 ‘이게 뭐지’라는 혼돈 상태에 빠져들게 된 것”이라면서 “용어에도 함의라는 게 계속 바뀌기 때문에 페미니즘이든 페미니스트든 정말 포괄하는 범위가 넓은데 하나의 단어로 사용되다 보니까 해석을 각자 다르게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여성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 참석, 행사를 마친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대남에만 쩔쩔매" 지적에 이재명 "이대녀에게도 마찬가지"


사회자가 “정치인들이 이대남에만 쩔쩔매는 것 같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웃으면서 “이대녀한테도 쩔쩔맨다”고 답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나는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에 대해 매우 감수성이 있는 편”이라고 다소 두루뭉술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상급자들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등이 논쟁이 되는 것을 보면서 ‘대체 이걸 근본적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펜스룰(여성과 의도적 거리두기)을 적용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이것 또한 인권침해이자 차별(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20대 여성 자살률 급등 원인에 대해서는 “제일 큰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답했다. 이어 “공무원 시험 등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고 하는데, 전체적으로는 분명히 취업에서 (여성이) 불리한 측면이 있고, 특히 코로나19로 여성이 취업하는 서비스 영역이 거의 무너지다 보니 소득이 끊기고 미래도 암울해진 것이 가장 큰 영향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차별금지법 제정, 당연하지만 강행처리는 어려워" 재확인


성소수자 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안의 처리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이 후보는 “해야 한다. 당연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단, “강행 처리 시 갈등이 더 격화되고 반대 측에 명분을 주게 될 것”이라며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후보는 성소수자 차별 문제를 두고는 “본인이 선택할 수 없는 일로 차별받으면 억울하다”며 “억울한 게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게 내 꿈”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