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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태종 이방원' 말 사망 소식에…시청자들 "단 1초 위해 동물 희생"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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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중단하고 처벌하라" 靑 청원 올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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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말이 바닥 쪽으로 심하게 넘어져 동물학대 의혹이 불거진 장면./사진=KBS1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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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낙마 장면을 촬영한 말이 일주일 만에 죽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송 폐지를 요구하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KBS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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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단체 '동물자유연대'가 공개한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당시 모습 / 사진=동물자유연대


청원인은 "드라마 7화에서 주인공 이성계가 말을 타고 가다가 낙마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제작진이) 말을 와이어에 강제로 걸리게 해 말의 몸체가 90도로 들렸다"라며 "머리부터 바닥으로 고꾸라져 땅에 처박힌 말은 한참 동안 홀로 쓰러져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았고, 말의 상태가 살아는 있는 것인지, 다친 곳은 없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 1초 컷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했다"라며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청원글은 올라온 지 하루 만인 21일 오전 10시 기준 3만8000명이 넘는 이들로부터 동의를 받았다.

KBS 태종 이방원 공식 홈페이지에도 누리꾼들의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이날 시청자 게시판에는 "드라마 폐지해주세요", "수신료가 아깝다", "생명존엄 의식이 없다", "그깟 드라마를 찍으려고 동물을 죽이다니. 악마같은..." 등, 촬영 중 동물 안전을 미흡하게 관리한 제작진을 규탄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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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KBS '태종 이방원'을 방송 중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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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란은 지난 19일 동물자유연대의 성명을 통해 알려졌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날 "태종 이방원에서 말을 강제로 쓰러뜨린 장면은 명백한 동물 학대"라며 "이는 그동안 지속해서 제기되어왔던 촬영 현장에서의 동물 학대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물자유연대가 성명과 함께 게시한 영상을 보면, 배우를 등에 태운 말이 숲을 달리다가 와이어에 걸려 넘어진다. 이 충격으로 말은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돈 뒤 머리부터 땅에 떨어지고, 말의 등에 타고 있던 배우 또한 앞으로 튕겨 나와 바닥을 구른다. 사고를 목격한 주변 스태프들이 배우와 말을 향해 급히 달려오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상은 종료된다.

영상이 공개된 뒤 '동물 학대' 논란이 커지자, '태종 이방원' 제작진 측은 이날 공식입장을 내고 "낙마 장면은 매우 어려운 촬영이라 말의 안전은 기본이고 말에 탄 배우의 안전과 이를 촬영하는 스태프의 안전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제작진은 며칠 전부터 혹시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준비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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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청자 소감 게시판에도 촬영 현장 낙마 사고를 규탄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올라왔다. / 사진=KBS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어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졌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말은 촬영 후 1주일께 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말의 상태를 확인했는데,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쯤 뒤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는 한편,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라고 강조했다.

동물권 단체들은 이번 사고를 '동물 학대'로 규정하고, KBS 측을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동물 단체 '카라'는 20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결국 사망한 말, 명백한 동물 학대"라며 "KBS 제작사에 공문 및 카라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전달했다. 촬영장 책임자는 동물 학대로 경찰에 고발 접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8조에 따르면 동물을 도박·광고·오락·유흥 등 목적으로 상해를 입히거나, 이러한 행위를 촬영한 사진 또는 영상물을 판매하는 것은 '동물 학대'로 규정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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