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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이슈 차기 대선 경쟁

尹 지지율 단기간 급반등 이면엔 安 ‘안전판’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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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안 후보가 없었다면 윤 후보에게서 빠진 지지자 일부, 이 후보에게 바로 넘어갔을 수도" / "안 후보가 이들 지지자 흡수…결과적으로 윤 후보에게 도움된 듯"

세계일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대전 동구 중앙시장을 방문해 연설을 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대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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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40여일 앞두고 판도는 여전히 절대 강자가 없는 대혼전 양상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이 가파른 하락세에서 단기간에 급반등해 회복한 이면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일종의 '안전판' 역할을 했기에 가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에 따르면 윤 후보에게 등을 돌린 지지층이 반대편에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쪽으로 곧바로 옮겨가지 않고, 안 후보가 '대체재'로 주목받으면서 이를 흡수한 탓에 결과적으로 윤 후보가 지지층을 여권에 뺏기지 않고 잠시 묶어놓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윤 후보의 지지층을 안 후보가 잠식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해 윤 후보의 이탈지지층이 여당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효과도 있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후보와 김건희 리스크에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이 겹치면서 지지율이 급락하기 시작해 1월 들어 20%선까지 떨어졌던 윤 후보는 급락과 급등을 반복한 끝에 40%선을 돌파하지 못한 채 박스권에 갇힌 이재명 후보를 다시 추월할 만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V자' 반등으로 큰 회복 탄력성을 보인 배경에는 선대위 해체를 통한 이 대표와의 갈등 수습이 가장 큰 역할을 했고 여가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 등 2030세대 공략도 복원력에 속도를 붙였다.

윤 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이른바 '7시간 통화록'이 지지율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결과적으로 '김건희 리스크'는 상승세를 조금 둔화시키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통화록 내용 중 일부는 민감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큰 '한방'은 없었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윤 후보의 지지율에는 이미 허위 경력 논란 등 배우자 리스크가 선(先)반영된 탓에 파장은 지지율 상승 탄력을 약화시키는 정도로 제한됐다는 관측이다.

이미 각종 의혹에 휩싸인 김건희 씨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점도 고정지지층이 쉽게 동요하지 않는 요인이 되고 있다. 통화녹음 파일 폭로가 오히려 보수층의 위기의식을 높여 결집력을 강화하는 역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오던 윤 후보의 지지율이 통화록 악재에도 급락하지 않고 견조해진 것은 보수층의 결집 외에 안철수 후보가 일종의 '안전판'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윤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했던 무렵에 실시한 12월5주차 여론조사를 보면, 이 후보는 중도층에서 38%, 보수층에서 19%의 지지를 얻었지만, 윤 후보의 지지율이 빠른 복원력을 보인 1월3주차 조사에선 중도층 32%, 보수층 11%의 지지율을 얻어 20여일 전과 달리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12월5주차 여론조사 당시 전체 지지율은 이재명 39%, 윤석열 28%, 안철수 6% 등의 순으로 이 후보는 중도층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고, 보수층 지지율도 20%선에 근접했다. 하지만 20여일 뒤에 실시된 조사에선 이재명 34%, 윤석열 33%, 안철수 12%로 윤 후보가 이 후보를 바짝 추격했고, 안 후보도 10%가 넘는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만약 안 후보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았다면 윤 후보를 지지했던 부동층이나 중도층 등이 '대체재'를 찾지 못해 곧장 이재명 후보쪽으로 이탈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안 후보가 최근 지지율을 끌어올리면서 존재감을 낸 덕분에 윤 후보의 이탈지지층이 이 후보 대신 안 후보쪽으로 옮겨갈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윤 후보에게서 이탈했던 지지층의 상당수가 여당 대신 중도를 표방하는 안 후보 쪽에 유입됐기 때문에 윤 후보로 다시 'U턴'하는 데에도 오랜 기간이 걸리지 않았고, 이는 단기간 안에 지지율이 급반등하는 현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의당 지지층이 국민의힘과 일부 겹치면서 보수층 지지를 놓고 시소게임을 하듯 두 당의 지지도가 제로섬 관계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안 후보가 윤 후보의 이탈지지층이 여당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최후의 안전판' 역할을 해 지지율을 받치는 우군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오를수록 윤 후보가 무조건 불리하기 보다는 야권의 파이를 더 크게 키울 수 있는 호재로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의 한 관계자는 뉴시스에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후보 본인에게 있다"면서도 "만약 안철수 후보가 없었다면 윤 후보에게서 빠진 지지자의 일부는 이재명 후보에게 바로 넘어갔겠지만, 안 후보가 이들 지지자를 흡수한 것이 결과적으로 윤 후보에게 도움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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