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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세계적 불교 지도자·평화운동가 틱낫한 스님 열반···향년 9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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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반대하다가 추방···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고국서 여생 보내

"고통을 이용해 행복 느낄 수 있어" 명상 수련 강조

인권 운동가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

애도 메시지 잇따라···달라이 라마 "나의 친구이며 영적 형제"



서울경제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이자 평화 운동가인 틱낫한 스님이 향년 95세를 일기로 열반했다.

22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 중부 도시인 후에의 뚜 히에우 사원에서 별세했다. 베트남 출신인 틱낫한 스님은 시인이자 교사, 평화 운동가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살아있는 부처', '영적 스승'으로 꼽혔다.

고인은 1926년에 태어나 23세의 나이에 승려가 됐다. 영어 등 7개 국어를 구사했던 그는 1960년대 초반 미국 프린스턴대와 컬럼비아대를 방문해 불교와 관련된 강의를 했다. 지난 1963년 고국에 돌아온 뒤 반전 운동에 참여했다가 남베트남 정부에 의해 추방당했다. 이후 주로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불교 원리를 정치·사회 개혁에 적용하는 참여불교 운동을 전개하며 전세계에 영향을 끼쳤다.

그는 서방 세계에 불교를 널리 알린 인물이다. 프랑스에 플럼빌리지 사원을 세운 뒤 줄곧 마음의 수련과 명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늘상 "고통을 받는 법을 알게 되면 고통을 줄일 수 있으며, 고통을 이용해 행복과 환희를 느낄 수 있다"고 설파해왔다.

고인은 2014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말을 할 수 없게 되자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기 위해 2018년 베트남으로 돌아왔다. 그는 사후에 시신을 화장해서 전세계에 있는 플럼빌리지 명상 산책로에 뿌려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고인의 장례는 뚜 히에우 사원에서 일주일간 조용하고 평화로운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김상용 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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