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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세계 속 한류

오징어게임 못지않은 지식재산 한류[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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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래 특허청장

동아일보

얼마 전 한국인 최초로 오영수 배우가 골든글로브에서 연기상을 수상했다는 기분 좋은 소식을 들었다. 작년 윤여정 배우가 아카데미에서 수상의 쾌거를 이룬 이후 다시 한 번 한국문화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필자가 근무하는 특허청에도 좋은 소식이 있었다. WTR(World Trademark Review)라는 영국 지식재산 전문매체에서 해마다 전 세계 지식재산기관의 혁신 순위를 발표하는데 대한민국 특허청이 유럽지식재산청(EUIPO)과 함께 1등을 한 것이다.

WTR는 특히 특허청이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각종 지식재산권 신청이 가능하도록 하였고 온라인 전자출원 사용을 일반화하였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용자와 적극 소통한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 특허청은 신기술을 다루는 부처답게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였는데 새로운 디지털 환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우리 국민의 역량이 더해져서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역량뿐 아니라 지식재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높아진 관심도 특허청이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은 다른 요인이다. 불과 10년 전에 40만 건 정도이던 출원 건수는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2021년 60만 건에 이르렀다. 2021년 세계지식재산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우리나라의 특허출원 건수는 세계 1위, 상표출원은 세계 2위를 기록하였다. 우리 국민들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는 숫자다.

그중에서 상표 출원 건수의 증가가 눈에 띄는데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한 많은 사람들이 사업 초기단계부터 상표권 확보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사업을 시작할 때 우선 물건을 만들어서 파는 것만을 고려했다면 요즘은 브랜딩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유지하고 이를 상표권으로 확보하여 사업을 확장하는 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국민의 관심과 발전된 기술이 합해지다 보니 특허청에 대해 배우고 싶은 해외국가들의 요청도 계속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와는 2014년부터 한국의 심사관들이 현지에서 특허심사를 대행하는 협력을 진행 중이며 2018년도에는 한국형 특허행정시스템을 수출하였다. 이러한 경험이 이웃나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국가 지식재산전략 수립’이라는 유례없는 협력 사업으로 확대되었다. 사우디는 국가성장전략인 ‘비전 2030’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우리 특허청에 지식재산 생태계 완성을 요청하여 석유산업 이외의 신산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은 우리의 지식재산행정이 일부지역 국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신남방, 신북방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언젠가는 한류 열풍과 같이 전 세계를 누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날을 위해 특허청은 지금처럼 디지털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지식재산권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국민의 많은 관심으로 지식재산 환경이 계속 발전했던 것처럼 특허청의 혁신이 지속되기를 새해에도 소망해 본다.

김용래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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