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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기술주가 전부는 아니었네"…폭락장에도 큰손들이 주워담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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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매일경제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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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와 경기 회복 기대감을 타고 지난해 몸값이 급등했던 미국 부동산 관련주가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큰손 투자자들이 오히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부동산은 실물경제 분위기를 탄다는 점에서 에너지, 항공·관광, 자동차, 임의소비재와 더불어 '경기 순환주'로 통한다.

뉴욕 증시 4대 대표 주가지수가 일제히 반등한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부동산투자신탁(REITs·리츠) 상장지수펀드(ETF)인 '뱅가드 리얼 에스테이트(VNQ)'는 직전 거래일보다 0.19% 올라 주당 105.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부터 23일까지를 기준으로 한 VNQ 연중 시세 변동률은 -8.40%다. 대표 주가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연중 변동률(-8.06%)보다는 뒤처졌지만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12.49%)보다는 낙폭이 덜한 편이다. 리츠 주식은 안정적인 배당을 원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로 인기를 끌어왔다. 미국 리츠는 법인세를 감면받는 조건으로 과세소득의 최소 90%를 주주들에게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배당 성향이 높은 편이다.

최근 리츠 부문이 하락세를 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지난해 이미 한 차례 시세가 올랐다는 것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세다.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세도 리츠주 시세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23일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국채는 직전 거래일과 같은 1.75%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10년물 수익률은 1.6~1.8%를 오가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올라 시중에서 장기 이자율이 덩달아 오르면 리츠들의 대출 이자 부담 압박감이 그만큼 커진다. 이는 리츠주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방침에도 불구하고 올해 경제 성장을 근거로 부동산 부문에 대해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우선 지나 시맨스키 AEW캐피털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22일 현지 매체 배런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와 올해 2년간 리츠 부문 순자산 가치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리츠주는 기술주 등에 비해 기준금리 인상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는 않는다. 2016년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내걸며 기준금리 인상에 들어갔을 때 리츠주도 조정을 겪었지만 이후 기준금리 인상 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리츠 입장에서는 시중 금리 인상에 따른 비용 압박보다 경제 성장에 따른 임대료 인상 기회가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티브 사콰 에버코어ISI 부동산 부문 수석 연구원은 "오미크론 변이가 정점에 달한 후 상황이 안정되면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기업의 출장과 소비자의 소비가 늘어날 것이며 경제 활성화에 따라 리츠 수익성도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같은 리츠라 하더라도 투자하는 부동산 성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전미리츠협회에 따르면 지역 쇼핑몰 리츠는 지난해 주가가 92%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오피스 리츠(22%)와 숙박 리츠(18%) 등은 S&P500지수 상승세(29%)를 밑돌았다.

다만 올해 사정이 달라지는 분위기다. 배런스는 오피스와 숙박 리츠 부문 기업 주가가 올해 1월 3~18일 기준으로 1% 정도 오른 반면 산업용(-9%)과 데이터 센터(-11%), 지역 쇼핑몰(-3.5%) 리츠는 낙폭이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블랙스톤이 스타우드캐피털과 손잡고 브룩필드애셋으로부터 '장기 숙박 부동산' 111곳을 약 15억달러에 공동 인수한다는 소식이 지난 21일 나왔다. 블랙스톤과 스타우드는 미국 내 여행과 출장 수요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점, 이와 더불어 장기 체류 업무 공간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숙박 기간 30일 이상을 기준으로 영업하는 숙박업체를 사들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호텔 숙박 데이터 추적업체 STR에 따르면 미국 내 장기 숙박용 호텔 객실 사용률은 지난해 73.2%를 기록했다. 이는 숙박 기간이 짧은 다른 호텔(55.9%)보다 높은 수치다.

매일경제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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