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대선에서는 후보들 못지않게 배우자들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이재명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는 일찌감치 내조에 나섰죠. 윤석열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도 곧 등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안철수 후보의 아내 김미경씨도 공개 일정을 점차 늘리고 있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배우자들의 소식 종합했습니다.

[기자]

어느덧 탑골 예능이 돼버린 신화방송의 한 장면입니다.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여인천하'란 드라마에서 나온 유명한 대사를 패러디한 건데요. 홍준표 의원, 최근 대선판을 지켜보면서 문뜩 여인천하가 떠올랐나 봅니다. '청년의꿈'에 여인천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는 '신3김시대'라고 적었습니다. '신3김', 누구를 지칭하는 건가 생각해봤더니 제목에 답에 있더군요. 대선후보 배우자 3인방을 얘기하는 거였는데요. '줌 인'이 선정한 오늘(27일)의 인물, 2022 대선판 여인천하의 신3김, 김혜경, 김건희, 김미경 세 사람입니다.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 일찌감치 전면에 등판해 적극적인 내조를 펼치고 있죠. 만일 1인칭 슈팅 게임의 캐릭터로 유형을 분류하자면 돌격형입니다. 민주당이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김혜경 씨를 띄우고 있는 덕분인데요. 배우자 비서실장이란 직책까지 별도로 뒀지요. 이 후보가 미처 챙기지 못하는 현장이나 표심 취약지로 평가 받는 곳 등을 저돌적으로 누비고 있는데요.

[김혜경/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배우자 (지난해 11월 29일 걸어서 인터뷰ON) : 워낙 다닐 곳 많고 만나 뵐 분 많아서 효율적으로 하려고 따로따로 주로 보내려고 해요. (이 후보는 배우자가 어떤 방식으로 국민 만나길 바라나요) 대선 후보나 정치하는 분들은 정책으로 의견 말하는데 배우자는 제한되잖아요. 그래서 저는 정책에서 소외된 곳, 조금 더 미치지 못한 곳 그런 곳에 주력하려고 해요.]

특히 최근 김혜경 씨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민심이 있습니다. 바로 '불심'인데요. 정청래 의원의 '봉이 김선달' 발언 때문이죠. 성난 불심을 수습하기 위해 지방 일정마다 사찰을 찾고 있는데요. 조계종 사찰이 주요 타깃입니다. 지금까지 충남 예산의 수덕사, 전북 김제의 금산사, 그리고 부산의 범어사 등을 방문했는데요. 모두 조계종 교구 본사들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20일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아내가 김제에 있는 금산사에 들러 주지 일원 스님을 뵙고 왔습니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조금 긴장도 했다지요. 하지만 따뜻한 위로로 맞아주셔서 그런 우려는 금세 기우가 되었다고 합니다.]

김혜경 씨는 이 후보의 공약 개발에도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주로 김씨가 현장에서 들은 목소리가 바탕이 된다고 합니다. 농업인을 위한 특수건강검진사업의 확대 공약이 그 사례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25일) : 근골격계 질환과 같은 과중한 농작업으로 인해서 어려움과 고통을 겪고 있는 여성농업인을 위해서 현재 시범사업 중인 특수건강검진사업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남녀 불문하고 모든 농민에게까지 확대하겠습니다.]

김혜경 씨가 지난 5일 충남 부여군에서 여성 농업인과 대화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는데요. 당시 농업인은 "우리가 골병을 많이 앓는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김혜경 씨가 당 선대위에 전달했다고 합니다. 자녀를 낳으면 부모 모두의 육아휴직이 자동 신청되는 제도, '자동 육아휴직 등록제'인데요. 이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공약 역시 김혜경 씨의 조언으로 탄생했다고 합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 18일) : 눈치 안 보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자녀 출산 시에 부모 모두의 육아휴직이 자동 신청되는 '자동 육아휴직 등록제'를 도입할 것입니다.]

김혜경 씨는 온라인 활동 역시 활발합니다. 이 후보의 각종 SNS에서 동물 생명권을 주제로 한 영상 속 내레이터를 맡았는데요.

[김혜경/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배우자 : 사람도 길 위에 생명에게도 겨울은 견디기 힘든 계절입니다. 배고픔은 참아볼게요. 때리거나 쫓아내지만 말아주세요. 길 위의 작은 생명들과 공존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더 노력할게요 조금만 더 견뎌주길 곧 봄이 올 거예요.]

최근 KBS 드라마에서 낙마 장면을 찍었던 말이 죽으면서 동물 학대 문제가 제기됐죠. 이 와중에 김혜경 씨가 직접 내레이터로 나서며 동물 이슈를 발 빠르게 선점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음으로는 김혜경 씨와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는 분도 있습니다. 김혜경 씨가 돌격형이었다면, 이 분은 은둔형인데요.

[김건희/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 나이트클럽도 가기 싫어하는 성격이에요. 나 그런 데를 되게 싫어. 시끄럽고 그런 데를 싫어하거든. 나는 그런 시간에 내가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그런 시간에 난 차라리 책 읽고, 차라리 도사들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이런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하지.]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입니다. 잇따른 의혹으로 공개 활동을 삼가고 있는데요. 하지만 슬슬 기지개를 펴고 있는 느낌입니다.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취 발언이 예상보다 큰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았다는 판단 때문인 것 같은데요. 최근 여론조사를 한 번 볼까요? 7시간 녹취록이 부정적 영향을 줬다 응답이 44.5%로 나타났는데요.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19%, '영향이 없다'는 31.3%입니다. 이 둘을 합치면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응답을 앞서는 셈인데요. 의도치 않은 결과겠지만, 7시간 녹취록 공개 이후 오히려 김건희 씨 팬카페 '건사랑'의 회원수가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김건희 씨는 리스크가 원래 없었어요. 다만 이제 이재명 후보 측과 민주당에서 없는 죄도 뒤집어씌우려고 온갖 노력을 하다가 실패했고 그동안에 무슨 주가 조작 또는 코바나콘텐츠 후원 관련해서 검찰을 동원해서 온갖 수사를 하다가 안 됐잖아요.]

이렇게 달라진 기류를 감지한 걸까요? 김건희 씨는 지난 24일 포털사이트에 프로필을 등록했는데요. 새 프로필 사진과 함께 자신의 소속을 '주식회사 코바나'라고 올린 겁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25일) : 이름, 사진 뭐 굉장히 짧게 올려놔서 다른 분들이 하는 거 정도. 조금 더, 지금보다는 조금 더 올린다고 뭐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윤 후보의 말대로 김건희 씨는 오늘 프로필을 업데이트했습니다. 프로필 하단에도 이렇게 '본인 참여'라고 적혀 있군요. 추가된 내용은 학력사항과 수상내역 등인데요. 학력에 이렇게 4가지 사항을 기재했습니다. 2012년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경영학과 경영전문석사를 취득했다고 나와 있는데요. 앞서 김건희 씨는 국민대 겸임교수를 지원하던 당시 이력서에 서울대 경영학과 석사로 적으면서 학력 부풀리기 논란을 겪었던 바 있죠.

[김건희/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지난해 12월 26일) :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 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입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이번에는 이를 의식해 논란이 된 정보를 정정한 모습입니다. 그럼 김건희 씨의 프로필 등록, 이제 은둔형을 벗어날 것이란 신호탄으로 봐도 될까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25일) : 글쎄, 뭘 할지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이미 은둔형이 아니란 반박도 있습니다. 돌격형보다 더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란 건데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YTN '황보경의 출발 새아침' / 어제) : 이미 내용적으로 등판해 있기 때문에 언제 나와도 자연스러운 상황이고 아마 김건희 씨가 매일 뉴스에 나오잖아요. 근데 등판한 이재명 후보 배우자는 뉴스에 잘 안 나오잖아요. 일반 국민들은 오히려 민주당 후보자가 등판 안 했다고 느낄걸요.]

이제 오늘의 마지막 인물입니다. 앞선 두 사람과 달리 이 분은 이런 스타일인데요.

안철수 후보의 배우자 김미경 씨입니다. 조용하면서도 단단한 행보를 펼치는 중입니다. 저격형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김미경/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배우자 : 질문~! 대통령 되기? 나와 결혼하기? 굉장히 많은 압력이 느껴지시죠. (그래도 자기랑 결혼하고 싶어요.) 역시 그럴 줄 알았어.]

국민의당, 최근 회의실 뒤 백드롭 문구를 바꿨습니다. '안철수신제가치국평천하', 안철수 후보의 이름에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란 말을 합친 조어인데요. 가족과 관련해 구설에 휘말린 양당 후보와의 차별화 포인트로 '모범 가족'을 내세운 겁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20일) : 깨끗한 청와대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 먼저 무엇보다도 대통령 자신과 가족들이 깨끗해야 가능합니다.]

김미경 씨 역시 남편과 마찬가지로 도덕성을 앞세우고 있는데요.

[김미경/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배우자 (지난 26일) : 후보 아닌 후보 가족들도 저는 국민들에게 검증받아야 된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잣대는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도덕적인 수준까지. 그거 하나는 조금 잘 하려고 해요. 그러니까 공과 사를 구별하는 것. 그다음에 이해 상충 같은 것을 최소화하는 것.]

김미경 씨, 서울대 의대에서 10년 넘게 교편을 잡고 있죠. '의사'라는 전문성도 무기입니다. 특히 코로나 시국에 그 빛을 톡톡히 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 꾸준히 의료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는데요.

[김미경/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배우자 (지난해 12월 10일) : 저는 주로 검체 채취를 합니다. 근데 어린아이들도 되게 많거든요. 정말 갓난아이들도 있고. 그럴 때에는 4명의 어른이 필요해요. 저는 이제 검사 채취를 할 도구를 들고 있고 엄마는 아이를 딱 무릎에 앉혀서 꽉 잡고 있고 아버지는 손과 발을 잡고 의료인이 와서 머리를 꽉 잡습니다. 흔들지 못하게. 그러면서 제가 마지막 순간에 이게 괴롭히는 그걸 하는 거죠. 마음 많이 아팠습니다.]

어제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현장을 찾은 겸 오늘 오후에도 광주 선별진료소에서 의료봉사를 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대선판 여인천하 신3김의 소식을 살펴봤는데요. 영부인의 자리에 오를 최후의 1인은 누가 될까요?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여인천하 '신3김' 영부인 대전…돌격형, 은둔형, 그리고 저격형 >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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