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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오미크론' 변이 확산

백신 맞아서, 봉쇄해도 늘어서…'위드 오미크론' 선택하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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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덴마크, 입원환자 수 줄자 내달 규제 해제…

봉쇄에도 폭증 네덜란드 "위험 무릅쓰겠다",

프랑스·벨기에·스웨덴 등도 규제 완화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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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봉쇄 조처가 완화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시민들이 바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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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로 확진자가 폭증하는 와중에도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지 않자 코로나19와 공존이 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하나둘씩 방역을 완화하는 분위기다. 높은 백신 접종률도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덴마크는 내달 1일부터 마스크 착용, 방역패스, 식당 영업시간 제한 등 사실상 모든 방역 규제를 해제한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제 코로나19의 그늘에서 벗어날 준비가 됐다. 모든 규제와 작별하고 코로나 이전의 우리가 알고 있던 삶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최근 오미크론 확산으로 연일 일일 신규 확진자 수 최다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에도 4만6000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코로나19가 더는 사회적으로 위험한 질병이라 여겨지지 않을 것"이라며 규제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덴마크 정부는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입원환자 수는 초기보다 감소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확진자가 급증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부담은 전보다 낮다는 것이다. 정부 전문가 자문위원은 "입원환자 수가 확진자 수 증가치에 동조하지 않는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코로나19 환자 수는 이달 초부터 절반가량 감소했다고 한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것도 중증환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덴마크는 전체 인구의 81%가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으며, 3차 접종률도 60%를 넘는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우리의 최대 무기다. 아직 사라지지 않은 코로나19로부터 가장 강력한 보호 도구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봉쇄 조처를 도입한 나라 중 하나인 네덜란드도 이날부터 방역 규제를 한층 더 완화했다. 지난 15일 상점, 체육관 등 시설의 영업을 오후 5시까지 허용한 데 이어 식당과 술집, 박물관 등에 대한 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수용 인원은 제한하지만 방역 패스를 소지한 사람들은 밤 10시까지 이 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네덜란드는 지난달 중순부터 슈퍼마켓, 약국 등 필수 시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을 폐쇄하는 봉쇄 정책을 펼쳤지만 확산세를 잡지 못했다. 최근에는 하루 확진자가 6만명씩 쏟아지고 있지만, 사망자와 중증환자가 줄면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 왔다. 이에 정부가 "위험을 무릅쓰고 방역 지침을 완화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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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한 코로나19 검사소/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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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프랑스는 내달 2일부터 방역 규제를 일부 완화한다. 장 카스텍스 총리는 내달 2일부터 백신 패스를 적용하는 콘서트와 스포츠 경기 등 행사에 대해서는 관객 제한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또 실외 마스크 착용과 재택근무도 더 이상 의무화하지 않기로 했다.

프랑스는 지난 25일 신규 확진자 수가 50만16535명을 기록하며 사상 최다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중증환자 수는 지난 12일 이후 감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현재 입원환자는 3만명이 넘어 지난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지만, 중증환자 수는 3700여명으로 이전 델타 변이 유행 때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백신 접종률도 80%를 넘겼으며, 3차 접종률 역시 52.8%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주 7만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나온 벨기에는 오는 28일부터 식당과 술집의 영업을 자정까지 허용하고, 볼링장과 같은 실내 시설의 영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스웨덴은 현 방역 조처를 최소 2주간 유지할 예정이지만 상황이 안정되면 내달 9일 방역 규제 완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스 클루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최근 AFP에 유럽이 팬데믹의 '엔드게임'(최종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는 3월까지 유럽인 60%가 오미크론에 감염될 것으로 예상하며, 확진자 급증세가 진정되고 나면 상당수가 백신 혹은 감염으로 면역력을 갖추게 돼 몇 주나 몇 달간은 감염 확산이 잠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는 우리를 여러 차례 놀라게 했다. 다른 변이가 또 나타날 수 있다"고 신중론을 당부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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