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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서학개미 새해 투자 유망 아이템은… 긴축의 시대 ‘산업의 피와 쌀’ 원유·반도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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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미국 뉴욕 증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거진 인플레이션 압박이 계속 불거지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외치며 매파 발언에 나서면서 증시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이란 물가가 지속적으로 급등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 2019년 말 중국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후 경제가 타격을 입자 2020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시중에 돈을 풀어가면서 경제 떠받치기에 나섰는데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방역 규제와 실업자 지원책이 물류 대란(유통 비용 상승)과 노동 부족(임금 상승)을 부르는 등 공급 측면 물가 상승을 야기한 결과다.

다만 연준이 물가 잡기를 위해 ‘테이퍼링-기준금리 인상-양적 긴축(QT)’으로 연달아 시중 돈줄 조이기에 나서자 ‘유동성 시대’ 주가 상승기에 익숙한 투자자들은 시대 격변을 맞는 입장이 됐다. 테이퍼링은 가장 첫 단계다. 연준이 국채·주택저당증권 등 자산 매입 규모를 줄임으로써 시중 유동성 증가세를 잡는 것이다. 국채·주택저당증권 등은 연준 대차대조표상 자산으로 분류된다. 다음 단계인 기준금리 인상은 연준이 단기 금리인 연방기금금리(미국 기준금리)를 올림으로써 돈줄을 조이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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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금리가 오르면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하기)가 이전보다 힘들어지기 때문에 주식 시장 측면에서는 거래 규모가 줄고 주가가 하방 압력을 받는다. 다음으로 양적 완화(QE)는 테이퍼링보다 더 공격적으로 시중 유동성을 잡는 정책이다. 연준이 국채 등 자산을 내다 팔음으로써 그동안 풀어뒀던 시중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것이다.

‘긴축의 시대’로 들어선 뉴욕 증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두 부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분위기다. 바로 반도체와 화석 연료(석유·천연가스)다.

▶뉴욕 증시, 여전한 반도체 기대감

반도체 ‘겨울은 없다’… 기하급수 성장 기대


새해에도 월가는 ‘산업의 쌀’ 반도체에 주목하고 있다. 2021년 초 자동차 부문에서 시작된 반도체 부족 사태는 냉장고와 휴대폰, 게임 콘솔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을 흔든 바 있다. 다만 전 세계 경제는 코로나19의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퍼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반도체 대란이 공급 증가에 따라 단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보임에도 월가에서는 메타버스와 클라우드, 플랫폼 등 디지털 산업의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난해 8월 월가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반도체의 겨울이 온다’고 예고했지만 현재로서는 봄을 향한 기대감이 더 큰 분위기다.

우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을 보면 뉴욕 증시의 눈은 마이크론 외에도 글로벌파운드리스와 인텔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월 12일(이하 현지시간)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의 칼둔 알무바라크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를 통해 “반도체 산업이 5000억달러 규모로 크기까지 50년이 걸렸지만 여기에서 2배가 되기까지는 8~10년밖에 안 걸릴 것”이라면서 반도체 산업이 앞으로 10년 동안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바달라는 전 세계 파운드리 3위 업체 글로벌파운드리스의 핵심 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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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만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2021년 전 세계 상위 10개 파운드리 업체 총 매출이 1000억달러를 넘을 것이고 이어 올해에는 이보다 약 13% 늘어난 1176억90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파운드리 상위 10개 업체의 설비 투자 규모가 2021년보다 43% 늘어난 500억달러일 것으로 보면서도 반도체 부족 사태는 기업들 투자가 마무리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전 세계 산업을 휩쓸었던 반도체 부족 대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올해에도 ‘반도체 주식 매수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는 뉴욕 증시에서 단순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뿐 아니라 반도체 설계·생산장비 등 다양한 부문을 아우르는데, 전기차·클라우드·메타버스 시대를 감안할 때 성장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에서다.

지난 1월 3일 골드만삭스의 도시야 하리 연구원은 투자 노트를 통해 “지난해 반도체 부문 호실적과 주가 상승세가 돋보였다고 해서 새해 기대를 접을 필요는 없다”면서 “올해는 반도체 부문 내에서도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여 종목 선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리 연구원이 꼽은 미국 반도체 주식 8개 종목은 ‘중앙처리장치(CPU) 강자’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를 비롯해 저장장치·통신용 반도체 업체 마벨 테크놀로지, 반도체 소자 생산 업체 아날로그 디바이시스, 반도체 검사 장비 업체 테라다인, 전자태그(RFID) 반도체 칩 개발 업체 임핀지, 파운드리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차량용 반도체 업체 온세미컨덕터, 통신용 반도체 업체 코보 등이다.

하리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부문에 투자하려면 지속적인 성장세가 기대되면서도 경기 침체 여파가 덜한 우량주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올 상반기 성장세가 기대되는 반도체 관련 산업 부문은 데이터센터와 5G(차세대 네트워크) 휴대폰, 인프라스트럭처, 자동차 분야다. 또 2021년 반도체 주식이 급등세를 보였다는 점과 올해 물가 상승 압력을 감안할 때 비교적 저평가된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

하리 연구원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010년 이후 최고점에 달한 상황인 데다 반도체 경기 사이클을 감안할 때 펀더멘털 대비 주가 상승 여력이 큰 종목을 매수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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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파이퍼샌들러증권은 전기차 시대 수혜주로 미국 반도체 업체 울프스피드 매수를 추천했다. 하시 쿠마르 파이퍼샌들러증권 연구원은 “울프스피드는 특히 전기차 관련 반도체 기업으로서 올해 강력한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현지매체 배런스는 올해 반도체 부문 성장세에 비춰볼 때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 상승 여력이 높은 13개 종목을 꼽았다. 마이크론과 인텔을 비롯해 스카이웍스 솔루션, NXP세미컨덕터, 반도체 생산 장비 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이다.

배런스는 선행 주가 수익비율(PER)을 근거로 들었다. 일례로 엔비디아의 선행 PER는 57.9배로 현재 주가가 내년 예상 수익의 57.9배에 거래되는 반면 마이크론의 선행 PER는 8.2배이기 때문에 엔비디아에 비해 저평가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PER는 특정 종목의 투자가치를 판단하는 데 주로 쓰이는 지표다.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것인데, 선행 PER라 하면 주가를 미래 EPS로 나눈 값이다. 다만 PER가 높거나 낮다고 해서 무조건 고평가 혹은 저평가됐다고 볼 수는 없다.

번스타인의 래스건 분석가는 “엔비디아의 경우 현재 주가가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특히 기술주에 투자할 때는 PER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면서 “앞으로 펼쳐질 메타버스 시대와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제품 확장성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엔비디아 주식 매수를 권한다”고 언급했다.

반도체에 투자하려는 경우 개별 종목의 주가 등락 리스크를 피하고 싶다면 상장지수펀드(ETF)를 대안으로 꼽을 수 있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수 인기를 끄는 반도체 ETF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다. 해당 ETF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이다. 이 외에 ‘반에크 세미컨덕터’와 ‘아이셰어스 세미컨덕터’ ‘SPDR S&P 세미컨덕터’ 등이 대표적인 반도체 ETF로 꼽힌다. 올해 전 세계에서 상장지수펀드(ETF)로 흘러 들어간 자금은 사상 최초로 1조달러를 넘어섰다.

ETF는 개별 종목이 아니라 부문별로 투자하기 때문에 일부 개별 종목에 비해 수익률이 뒤처질 수 있지만 업종 흐름에 따른 수익률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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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에 쏠리는 투자 눈길

‘너구리’ 애칭 붙은 ETF 올해 50%↑


연초부터 미국 내 강력한 한파가 다가온다는 예고 탓에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앞서 지난해 겨울부터 유럽 난방용 연료 공급 위기 탓에 가파르게 올랐는데 미국 수요가 겹치면서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도 정유주와 원유·천연가스 시세 상승을 점치면서 관련 상품 매수에 나서는 모양새다.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월 CNN이 연료 가격 데이터업체 개스버디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평균 천연가스 가격은 2021년 갤런당 3.02달러였지만 올해 3.41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월 12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 선물 시장에서는 천연가스 2월물이 하루 새 14% 급등했다. 미국 강추위가 오랜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예고 영향이다. 이날 천연가스 선물 2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14.30% 뛰어 4.85달러에 마감했다. 열량단위인 100만 브리티시 열 단위(btu)를 기준으로 한 가격이다. 시세는 2021년 11월 26일(5.44달러) 이후 최고 수준이다.

뉴욕 증시에서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프로셰어스 울트라 블룸버그 네추럴가스(BOIL)’ 시세가 오름세다. 해당 ETF 시세는 올해 들어 18.25%, 최근 1년간 약 40% 올라선 상태다. 앞서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은 2021년 4분기(10~12월)에만 시세가 약 36% 떨어졌다. 예상보다 겨울이 따뜻할 것이라는 예측과 오미크론 변이 확산 리스크 탓에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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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최근 부각된 ‘미국 한파 대란’이다. 올해 시작부터 미국 동부지역에서는 폭설이 쏟아지고 고속도로가 마비되는 등 혼란이 불거졌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미국 기상예측센터가 북부와 서부 지역에 폭설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해왔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연구원도 “특히 미국 동부지역에서 난방 수요가 이달 말까지 급증할 것”이라면서 “연료 공급 부족과 영하 날씨 지속에 따른 수요 증가가 천연 가스 시세를 끌어올린다”고 분석했다.

둘째는 2021년 가을부터 주목받은 ‘유럽 난방 위기’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은 지난 1월 12일 기준 메가와트시(㎿h)당 73.40유로에 마감했다.

해당 천연가스 선물은 2021년 1년간 천연가스 가격은 약 268% 폭등했고 올해 들어서는 4.34% 추가로 오른 상태다.

이는 유럽 주요국이 ‘탈(脫)탄소 시대’를 강조하며 기존 화력발전소 발전 용량을 줄인 가운데 주요 천연가스 수출국인 러시아와의 갈등이 겹치면서 러시아발 천연가스 공급 불확실성이 커진 결과다.

일례로 2021년 12월 21일 러시아가 ‘야말-유럽 가스관’ 가스공급을 중단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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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저장시설에 설치된 압력계 모습. 원유, 석탄 등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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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시세 상승세에 뛰어든 투기 수요의 영향이다. 미국 원자재 시장에서는 지난달 중순 천연가스 선물이 하루 새 14% 넘게 오른 것이 이른바 ‘숏 커버링’이 작용한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생추어리웰스의 제프 킬버그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선물 가격 급등 일부는 숏 커버링 영향도 있다”고 언급했다. 숏 커버링이란 특정 상품 시세 하락에 베팅해온 투자자들이 자신의 예상과 달리 시세가 올랐을 때 발생할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해당 상품을 매수하는 것을 말하는데 숏 커버링이 몰리면 해당 상품 가격이 과도하게 뛰는 경향이 있다. 다만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지난달 중순 천연가스 시세가 투기적 수요 탓에 한 차례 급등했던 점, 그리고 올해를 통틀어 볼 때 중국 경제 성장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한편 천연가스뿐 아니라 유가 상승세도 눈에 띈다. 유가 강세에 힘입어 정유주 주가도 오름세다. 유가는 지난달 중순 기준 올해 들어 9.88% 올랐다. 올해 미국 내 원유 수요 증가 전망과 더불어 원유 재고가 7주 연속 감소하자 투기 수요도 몰린 결과다.

지난 1월 11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 원유 수요가 하루 평균 84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이전에 냈던 전망치(70만 배럴 증가)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글로벌 리서치 앤 애널리틱스 매니저는 “그간 리비아와 카자흐스탄에서 원유 생산이 예기치 못하게 중단된 바 있지만 수요가 핵심”이라면서 “최근 유가 강세는 경제 펀더멘털이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세 전망과 연결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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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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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다보니 새해 뉴욕 증시에서도 천연가스와 원유 관련 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시세가 뛰고 있다. 천연가스 ETF인 ‘프로셰어스 울트라 블룸버그 네추럴 가스(BOIL)’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 이후 같은 달 14일까지 18.25% 올라섰다. 앞서 지난 한 해 23.83% 오른 바 있다.

원유와 정유주 투자 상품 가격도 오름세다. WTI 시세를 따르는 ETF인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일 펀드(USO)’는 지난 1월 3~14일 연중 9.37%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대형 정유업체에 투자하는 ETN인 ‘마이크로섹터스 US빅오일 3X 레버리지(NGRU)’도 48.89% 뛴 상태다. NGRU은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너구리’라는 애칭이 붙은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시세 변동폭이 크다. 다만 해당 종목 상승세는 같은 기간 뉴욕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인플레이션 압박 탓에 같은 기간 2.79% 떨어진 점과 대비된다.

[김인오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7호 (2022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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