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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반성글 6개월뒤 "42년 납득돼?"…조주빈 옥중SNS 못막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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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 등의 혐의로 징역 42년형을 선고받은 조주빈(27)의 블로그가 지난 4일 비공개 처리됐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조씨는 외부로 편지를 보내 부친이 게시물을 대신 올리는 식으로 블로그를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블로그를 개설한 조씨가 6개월 동안 아무 제재 없이 온라인상에서 대외활동을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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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n번방 사건'으로 징역 42년형을 선고받은 조주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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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문 올리던 조주빈, 판결 나오자 “여론몰이”



조씨는 텔레그램 대화방 ‘박사방’을 통해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2020년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항소심에서 조씨에게 적용된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징역 42년형이 확정됐다.

조씨는 대법원 판결을 약 2개월 앞두고 ‘조주빈입니다’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열었다. 조씨가 처음 올린 게시물은 상고이유서와 자필 사과문이었다. 조씨는 사과문을 통해 “매일을 재판받는 심정으로 살아가겠다”며 잘못을 뉘우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형이 확정된 뒤 지난 1월엔 재판부와 수사당국이 인정한 피해자의 진술이 거짓이고, 자신이 여론몰이 때문에 억울하게 중형을 살게 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 조씨의 블로그가 언론 보도로 논란이 되자 이튿날 네이버는 조씨의 블로그를 비공개 처리했다. 범죄·범죄인을 미화하는 등의 게시물로 운영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법무부도 이날 “(조씨를) 편지 검열 대상자로 지정해 관리하기로 했다. 향후 편지 검열 결과 형집행법상 발신 금지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발신 금지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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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조주빈의 네이버 블로그 '조주빈입니다'에 접속하면 '비공개 블로그입니다'라며 접속이 막힌다. 네이버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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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 SNS’ 사전 차단 어렵다



조씨의 블로그와 같은 범죄자의 ‘옥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사전에 차단하기는 어렵다. 수형자가 외부인과 주고받는 편지를 검열하지 않는 게 교정 당국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인천 연수구에서 이웃에 사는 초등학생을 살해한 친구의 범행을 도운 박모(24)씨도 지인을 통해 트위터에 “법정 공방 중이다” “제보자를 찾는다”는 내용의 글을 수차례 올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만 형집행법에 따라 수형자의 교화나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치거나, 범죄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을 때 교정 당국은 편지 내용을 검열하거나 발신을 제한할 수 있다.



“악성 범죄자 주장, 포털이 걸러내야”



법조계에선 범죄자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면서 피해자 진술 등을 블로그에 올리는 건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씨의 피해자 측은 블로그 게시물과 관련해 법률적인 대응을 고려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교정 당국이 모든 수형자의 편지를 검열할 경우 인권침해 소지가 있어 포털이나 SNS 플랫폼 사업자의 적극적인 자율정화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운영사인 ‘메타’는 신고를 통해 이용자가 성범죄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계정 영구 정지 조처를 내리고 있다. 조씨 측이 지난해 블로그와 함께 개설한 인스타그램 계정도 이 방침에 따라 삭제 처리됐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악성 범죄자의 그릇된 주장을 통해 일부 국민이 왜곡된 생각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외국에서 범죄자를 추종하는 세력이 만들어지기도 하는 것처럼 사회적인 악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포털이나 플랫폼 사업자가 모니터링으로 범죄자의 계정을 차단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건 기자 park.k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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