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 모아 재활용하면 온실가스·환경오염 줄이고 물 절약 효과 톡톡
스웨덴 등 세계 각국에서 '소변 전환' 연구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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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오줌으로 세상을 구하라."
스웨덴 농업과학대(SLU) 연구팀은 지난해부터 고틀란드섬에서 오줌을 모아 재활용해 환경 오염을 줄이고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 임시 화장실 임대 회사와 함께 물 없는 변기 및 특수 화장실에서 관광객이 붐비는 여름철 동안 7만리터의 소변을 모으는 게 목표다. 수거된 소변은 건조해 단단한 덩어리로 만든 후 갈아서 농업용 비료를 만들고 있다. 이 비료는 지역 농부들이 맥주 제조용 보리 재배에 쓰이는 등 순환 구조를 이룬다. 연구팀은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상업화하는 것으로, 전세계 다른 나라들도 따라할 수 있는 모범 사례가 되는 것이 목표다.
이처럼 오줌을 비료와 같은 생산물질로 재활용하고 처리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줄이려는 노력들은 고틀란드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미국, 호주, 스위스,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에서 이른바 '소변 전환(urine diversion)'이라는 이름의 연구가 다수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선 소변 전환을 할 경우 도시의 온실가스 배출이 47% 이상 줄어들고 에너지 소비도 41% 감소한다. 또 수도물 사용도 절반 가까이 줄어들며 하수에 과도하게 포함된 영양소로 인한 환경 오염도 64%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오리건주와 네덜란드에선 공공 사무실에 대해 물 없는 소변기를 설치해 지하에서 소변을 모으는 시스템을 설치하도록 돼 있다. 프랑스 파리시 14구에서는 건설 중인 1000명 거주 규모의 '에코 쿼터'에 소변 전환식 화장실을 설치할 계획이다. 유럽우주청(ESA)도 올해 말부터 운영될 파리 소재 본부 건물에 80개의 소변 전환식 화장실을 만든다. 보급론자들은 임시 군대 막사나 난민 캠프는 물론 번화한 도심 거리ㆍ빈민가 등에도 소변 전환식 화장실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학자들은 만약 전지구적으로 대규모의 소변 전환을 통한 자원화가 현실화된다면, 인류가 처한 환경 및 공중 보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소변은 우선 영양분을 풍부하게 갖고 있기 때문에 소변 전환을 할 경우 수질을 오염시키는 대신 작물을 비옥하게 만들거나 산업 공정의 원료로 공급할 수 있다. 실제 인류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질소ㆍ인 비료의 4분의1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의 소변을 생산한다. 소변에는 칼륨과 많은 미세영양소도 포함돼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소변을 배수구에 버리지 않으면 막대한 양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노후화된 하수도 시스템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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