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사모펀드 문제 100% 보장을 요구하는 연대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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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라임)’과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사태에 이어 또다시 터진 사모펀드 관련 의혹인 ‘디스커버리자산운용(디스커버리)’ 사태에서는 장하성 중국대사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투자 과정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앞서 라임의 경우에는 ‘로비’, 옵티머스는 ‘고문’이 정·관계 유력인사 관련 의혹의 중심으로 다뤄졌었다.
경찰은 장 대사 등이 투자 과정에서 특혜를 봤는지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장 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디스커버리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두 차례 소환 조사했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필요하면 장 대표를 추가 조사할 것이고, 영장 청구 등 수사는 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13일 밝혔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해 10월1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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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에선 ‘로비’·옵티머스 땐 ‘고문’
앞서 라임과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형 사기’ 의혹에서도 유력 정·관계 인사들이 연루된 바 있다. 고객들에게 1조 6000억원대 손실을 끼쳐 희대의 금융사기 스캔들로 번진 라임 사태의 경우 라임의 ‘전주’로 통했던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법정에서 정·관계 ‘로비’ 의혹을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은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 6개월 형이 확정됐다. 로비 의혹에 거론된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 기동민·이수진(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다만 ‘금융감독원 조사 무마’ 청탁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경우 검찰에서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옵티머스 사태 때에는 정·관계 인사들이 ‘고문’으로 등장했다. 옵티머스 내부 문건인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서 고문료를 받았다는 등의 내용으로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나오면서다. 다만 검찰은 수사를 거쳐 당시 의혹을 받았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양호 전 나라은행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선거 캠프의 복합기 사용료 지원 의혹을 받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역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 2020년 10월13일 당시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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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의혹에선 ‘투자자’로 등장해
디스커버리 사태에서는 ‘투자자’로서 유력인사들의 이름이 나온다. 경찰은 지난해 7월 디스커버리 본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했고, 이 과정에서 투자자 및 액수 등이 적힌 파일을 확보했다. 장 대사 부부가 60억여원을, 김 전 실장이 4억여원을 해당 펀드에 투자한 내용 등이 담겼다고 한다.
장 대사와 김 전 실장은 입장문을 내 투자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고 이후 일체 환매를 한 적이 없고, 환매금을 수령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업무 관련성 및 불법 또한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들이 투자한 펀드 유형이 일반 대다수 투자자의 ‘폐쇄형 펀드’가 아닌 ‘개방형 펀드’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특혜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만기 전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에 비해 개방형은 중도 입출금이 자유로운 점 등을 들어 장 대사 등이 사전에 펀드 부실 등을 인지한 것 아니냐는 의문에서다. 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의 해당 펀드 투자 사실도 알려지면서 이들이 투자금을 보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은 커졌지만, 이들 모두 손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장하성 주중 대사가 지난해 7월9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중국 지역 공관장들이 모여 열린 대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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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불안전성, 유력인사 존재 중요”
법조계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에서 유력인사의 존재가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게 이런 현상이 불거진 이유로 본다. 사모펀드 업계의 불안정성을 ‘이름값’으로 메운다는 취지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관여됐다면 일반 투자자는 이에 현혹될 수 있다”고 짚었다.
디스커버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의견이 나온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돈의 흐름을 살펴보고, 장 대사 등의 투자 배경과 손실 보전 등에 대한 조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 또한 “고위공직자 관련 의혹이 제기된 만큼 설령 그들이 실제 투자 손해를 봤더라도 조사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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