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7 (금)

이슈 세계 정상들 이모저모

"우크라이나 국민들,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 외교역량 의심"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민 55% 이상 "러시아 침공 막기 위한 노력 충분히 안해"

엇갈린 메시지에 "뭘 믿어야 하나"…보좌진도 정치경험 전무해 도움 안 돼

연합뉴스

우크라 대통령 "러시아 100% 침공한다는 정보 없어"
(헤르손 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남부 헤르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누구든 16일에 러시아가 100% 침공을 시작할 것이라는 추가 정보가 있으면 공유해 달라"며 러시아가 침공할 것이라는 확실한 정보는 없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2022.2.13 leekm@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전운이 짙어지며 세계의 시선이 우크라이나로 쏠린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자국 대통령의 외교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문제 분석가 마이클 보셔키브는 11일(현지시간) CNN에 기고한 글에서 코미디언 출신으로 정치 경험이 전무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 섞인 시선을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높아진 지난 7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행사에 참석했다.

말쑥한 정장 차림의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60세 이상 고령층에게 스마트폰을 무료로 나눠주고 요금을 할인해주겠다고 밝혔다.

대외 위기로부터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서일 수도, 스마트폰 보급을 늘리겠다는 공약 이행을 위한 단순한 목적을 띤 행사일 수도 있지만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된 시점에서 의아한 행보로도 해석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시선은 냉랭하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 라줌코프 센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 이상이 '러시아의 침공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충분한 외교적 노력이나 방어 노력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키예프 인디펜던트 신문의 올가 루덴코 영문 편집장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는 지난 몇 년간 했던 잘못의 대가를 치르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침공이 젤렌스키 대통령 당선 직후 신뢰도가 높았던 2019년에 일어났다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의 위협에 대한 대통령의 엇갈린 메시지가 그의 능력에 대한 불신을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군사적 긴장 속 친러 반군과 대치 전선 순찰하는 우크라이나군
(도네츠크 AP=연합뉴스) 러시아와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에서 무장한 정부군이 친(親)러시아 반군과 대치하는 전선을 순찰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천명했다. 2022.1.3 sungok@yna.co.kr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다고 경고했을 때도 TV 연설에서 부활절 바비큐 등을 언급하며 일상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미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카르키프가 점령될 수 있다고 했다.

루덴코는 "상황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고, 매우 거만한 톤으로 (인터뷰가)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인으로서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그에게 실망했다"며 "우리가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코미디언이자 배우로 명성을 얻어 2019년 대통령으로까지 당선됐다.

금융재벌 이고르 콜로모이스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당선된 그가 독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취임 후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순탄치 않았다.

취임 첫해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군사 원조를 대가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아들 헌터에 대한 수사를 종용했다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휘말렸다.

이듬해에는 코로나19 위기가 찾아왔다. 우크라이나 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지난달 10만 명을 넘었고, 사망률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백신 접종률은 33%에 불과하다.

그리고 러시아의 군사 위협이라는 거대한 위기가 닥쳤지만, 보좌진 역시 정치 경력이 전무한 이들이라 위기 탈출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형편이다.

nomad@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