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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심부전, 2년 사망률 20%…암보다 예후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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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윤종찬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중앙일보

심부전이란 심장의 기능이 떨어져 몸 전체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다. 온몸에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호흡곤란, 피로감, 수분 저류에 따른 부종 등이 주로 나타난다. 특정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단일질병이라기보다는 고혈압, 관상동맥 질환, 심근병증, 심장판막 질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최종 질환으로 일종의 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심뇌혈관 질환의 가파른 증가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심부전의 유병률은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도 심부전을 진단받은 환자가 2002년 전체 인구의 0.77%에서 2018년 2.24%로 세 배가량 증가했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115만 명이 넘는 심부전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심부전은 의학적 개입 없이 방치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비가역적 질환이다. 특히 심장 펌프 기능을 나타내는 지표인 좌심실 박출률(LVEF)이 떨어진 심부전의 경우 진단받은 지 1년 이내에 4명 중 1명이 사망하고 5년 이내에는 2명 중 1명이 사망하는 중증 질환이다.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해 우리나라 10개 대학병원에서 급성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들을 전향적으로 분석한 다기관 연구에서도 해당 입원 기간 중 사망한 비율이 무려 6%였을 뿐 아니라 6개월 내 사망률이 10%, 2년 내 사망률은 20%에 달했다. 대부분의 암보다도 예후가 더 나쁜 것이다.

이전에는 제한된 몇 가지의 약제 이외에는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심부전의 예후를 현저히 호전시키는 여러 약제와 시술, 수술법 등이 개발돼 일상생활에 큰 지장 없이 오래 살 수 있다. 심부전의 치료 목표는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고 더 오래 살게 하는 데 있다. 약물이나 시술 치료에 반응이 없고 심부전 증상이 심한 중증 심부전 환자의 경우 심장이식 수술이나 심장 펌프 역할을 돕는 기계 장치를 몸 안에 삽입하는 좌심실 보조 장치(LVAD)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좌심실 보조 장치란 중증 심부전 환자에게 좌심실의 기능을 돕는 펌프를 심장에 삽입해 혈액순환을 돕는 치료법이다.

중증 심부전 환자에서 심장이식 대기 기간이 길어질 경우 LVAD 수술을 먼저 하고 일상생활을 하다가 추후 심장이식술을 하거나, 나이나 동반 질환 때문에 심장이식이 부적절한 중증 심부전 환자에서는 심장이식을 대체하는 궁극적인 치료로서도 LVAD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심장이식의 경우에는 뇌사자만 장기를 기증할 수 있기 때문에 중증 심부전 환자가 계속 증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향후 LVAD 치료가 더욱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2020년 말부터 국내에 도입된 LVAD 기종은 완전한 자기부상 원리를 이용한 원심형 펌프를 사용해 LVAD의 주요 합병증인 뇌졸중 및 펌프 내 혈전 생성률을 획기적으로 낮췄고, 앞으로도 LVAD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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