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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먹인 피겨천재 "기쁘지만 피곤"…도핑은 할아버지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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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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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파문에 휩싸인 러시아 피겨선수 카밀라 발리예바가 논란 후 처음으로 심정을 밝혔습니다. 경기에 출전할 수 있어 기쁘면서도 정신적으로는 힘들다고 했습니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원은 발리예바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개인전 출전을 허용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결정을 보도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발리예바가 올림픽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판결일 뿐, 메달을 가져갈 수 있을지는 정식 청문회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채널원에 따르면 발리예바는 CAS 결정을 들은 후 눈물을 보였습니다. 이후 채널원과 인터뷰에서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다. 경기에 출전할 수 있어 행복하지만 이미 감정적으로 지쳤다"며 "하지만 내가 겪어야 할 단계 중 하나다. 러시아를 대표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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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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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발리예바는 지난해 말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라이메타지딘이 나오면서 도핑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도핑 사실을 확인한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발리예바에게 잠정적으로 출전 징계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발리예바가 불복해 항소했고, RUSADA는 징계를 철회했습니다. 국제검사기구(ITA)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징계 철회가 부당하다면서 CAS에 제소했지만 결정을 뒤집진 못했습니다.

CAS는 도핑 검사 결과가 뒤늦게 통보된 건 선수의 잘못이 아니며, 오히려 선수가 방어할 능력을 침해당했다고 봤습니다. 또한 올림픽 출전 금지가 선수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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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밀라 발리예바가 14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 연습링크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서 쇼트프로그램 동작을 연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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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예바가 CAS 청문회에서 항변한 내용도 공개됐습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IOC 징계위원회의 데니스 오스발트 종신위원장은 "발리예바는 그녀의 할아버지가 복용하던 약물이 섞여서 (소변 샘플이) 오염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해당 성분이 어떤 과정을 통해 도핑 샘플에서 나오게 된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고의적인 도핑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발리예바는 오늘 저녁 개인전에 출전합니다. 이번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힙니다. 남자 선수들도 하기 어려운 4회전 점프를 자유자재로 구사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메달을 따도 시상대에 오르지는 못합니다. IOC는 발리예바가 3위 이내에 입상하면 간이 시상식과 메달 수여식을 모두 열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사건이 마무리된 후 제대로 시상식을 개최하겠다는 겁니다. 앞서 발리예바가 속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단체전 금메달 시상도 연기된 상태입니다. 정식 청문회 결과에 따라 메달은 박탈될 수도 있습니다.

유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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