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형 챗봇·낮은 금리로 경쟁력 ↑
당국 가계대출 총량관리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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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윤주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레드오션’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비대면 주담대 시장엔 이미 KB국민·신한 등 시중은행들이 진출해 있어, 카카오뱅크만의 차별화 전략이 관건이다.
카카오뱅크의 최대 무기는 대화형 인터페이스 ‘챗봇’이다. 카카오톡처럼 대화하듯 대출 과정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다른 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고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에 이어 케이뱅크 또한 기존 운영 중인 아파트담보대출을 통해 주택구입자금 대출 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전통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간 시장 빼앗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카뱅 ‘781조원’ 주담대 시장에 도전장
카카오뱅크는 15일 ‘주택담보대출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오는 22일 비대면 주담대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주담대를 통해 KB시세 기준 9억원 이하 수도권 소재 아파트를 대상으로 신규 주택구입 자금, 기존 주택담보대출 대환, 생활안정, 전월세보증금반환 대출을 취급한다. 대출 가능 최대 금액은 6억3000만원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이날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주택담보대출은 주로 은행 지점과 창구에서 이뤄졌던 기존 주담대에 대한 비대면 모바일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UX(사용자 경험)에서 경쟁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금융사들의 기술 개발과 프로세스 혁신을 불러 금융산업 전반의 모바일 역량이 고도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담대 시장 규모는 지난달 기준 약 781조원을 기록한 상태로, 지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번 거래하면 20~30년 동안 안정적으로 대출금리를 받을 수 있어 은행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표적인 ‘레드오션’으로 여겨진다.
◇‘대화형 챗봇·낮은 금리’의 위력은
카카오뱅크의 ‘챗봇’을 통해 고객이 주담대를 신청하면 대화창에서 많은 걸 처리할 수 있다. 고객이 정보를 입력하면 한도 조회와 서류 제출, 대출 심사와 실행까지 진행된다.
백희정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서비스셀 팀장은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채택해 영업점 대면에서 느끼는 심리적 안도감을 모바일 앱 화면에서 구현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챗봇 과정에서 주담대의 복잡한 대출 과정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이 트렌드지만 카카오뱅크의 챗봇이 고객들의 궁금증을 다 해소해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대출과 신용평가 시스템의 전산화는 은행마다 대동소이한데, 대출 실행 과정에서 은행원의 오프라인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낮은 금리 경쟁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금리는 변동금리 기준 연 2.99~3.54%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저금리(3%대 중·후반)에 비해 낮다.
송호근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스튜디오 팀장은 “주담대 금리는 개인별로 편차가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타행 금리보다 낮을 것”이라며 “추후 주택금융공사에서 공급하는 보금자리론 같은 고정금리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또 올해 말까지 중도상환수수료를 100% 면제한다. 이는 은행권 최초로,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 뒤 연장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신용·전세대출에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했는데, 이후 각 시중은행들도 수수료 면제에 나섰다.
◇언제까지 낮은 금리(?)…당국 가계대출 관리 변수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은 대출 금리가 낮아서 고객이 관심을 갖겠지만 지속적으로 대출 금리가 낮을지는 의문”이라며 “카카오뱅크는 출범 초기에도 금리 경쟁력으로 승부를 하다가 고객이 확보가 되면 대출 금리를 올리고, 예금 금리는 낮추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뱅크가 대출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려면 시중은행과의 차별화를 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기조가 지속되는 탓에 주담대 성장이 제한될 우려도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중금리 대출 규모도 늘려야 하는데 대출총량에 주담대까지 집계된다면 대출 잔고가 빠르게 소진될 수 있어서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가계 부채 총량 규제 하에서 주담대를 운영해 올해 여신 잔액 증가액의 절반을 주담대 실적으로 채울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도 총량 규제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얘기를 한 상태로, 주담대 규모가 크기에 상대적으로 총량이 금방 차오를 수 있다”면서 “이에 카카오뱅크 또한 시세 9억 원 이하 아파트로 제한을 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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