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참사, 정부 부처 안전관리 부실에서 기인" 결론
사참위 조사 성과와 향후 일정 공개 간담회 |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세월호 침몰 직전 3분간의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추가로 복원했다.
사참위는 16일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세월호 참사 주요 조사 성과 및 향후 일정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세월호 침몰 직전 3분이 담긴 CCTV 영상을 복원하면서 침몰 원인 규명에 한 걸음 다가갔다"고 밝혔다.
사참위는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해 타기 장치 고장이 선체 급선회를 유도했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실제 실험 결과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다른 결론이 잠정 도출돼 조선학회 등 전문가 집단과 함께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참위는 사고 당시 세월호 선체 거동을 확인하기 위해 네덜란드 마린사에 의뢰해 이달 17∼23일 자유항주 모형실험을 한다.
이번 실험에서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 당시 제기됐던 '외력설'에 대한 실험도 함께 진행된다. 외력설은 잠수함 등 외부 충격의 영향으로 세월호가 가라앉았다는 주장이다.
박병우 진상규명국장은 "이번에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선조위 때는 알 수 없던 횡경사 각 변화를 알아냈다"며 "이를 토대로 복원성을 3가지 경우로 특정하고 세월호 침몰 당시 선체 거동이 정상적인 조타 행위로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해 조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세월호 참사 원인을 조사한 선조위는 2018년 활동을 마치면서 침몰 원인에 대해 '내인설'과 외력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열린 안' 두 가지를 내놨다.
문호승 사참위원장은 "선조위 당시 두 가지 보고서가 나온 건 표결을 했기 때문"이라며 "표결로 결정하는 구조에 미흡한 점이 많았다고 생각하기에 사참위는 확실하게 토론해 결론 낼 것이며 표결을 통해 갈라진 결론을 내놓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참위 조사 성과와 향후 일정 공개 간담회 |
사참위는 가습기살균제 제조·유통과정에서 기업들이 안전성 검토를 누락했고, 정부의 안전관리 부실이 있었다는 조사 내용도 발표했다.
사참위는 ▲ 산업통상자원부, 가습기살균제 제품 안전관리 부실 ▲ 환경부, 원료물질 안전관리 부실 ▲ 질병관리본부, 2011년 'CMIT/MIT 독성실험' 과정 부실 설계 ▲ 공정거래위원회, SK케미칼·애경산업·이마트 부당표시광고 사건 부실 처리 등을 지목했다.
다만 사참위는 정부 부처 관계자들의 과실은 밝혀냈으나, 정부 관계자를 특정하기 어렵고 공소시효 문제로 법적 책임을 물기는 사실상 어려우며 사회적 책임을 묻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료를 개발한 SK그룹(당시 유공)이 인체 안전성 검토를 하지 않고 옥시RB와 홈플러스, 애경산업 등에 원료를 판매했고, 유통 기업들도 출시 과정에서 안전성 검토를 거치지 않고도 '인체에 해가 없다'는 광고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참사 관련 기업은 90여 개로 파악됐다.
사참위는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개정으로 활동 기간이 한 차례 연장돼 6월 10일까지 조사를 진행한 뒤 9월 10일까지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와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
다만 부칙에서 위원 임기가 6월 10일까지로 규정돼있어, 활동 기간이 불명확한 문제에 대해 문 위원장은 "법률 자문을 거치고 법제처 유권 해석도 받았다"며 "활동기간과 위원회 임기 간 불일치 문제를 3월 이후에 해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참위는 현재까지 53건의 직권조사 과제 중 ▲ 가습기살균제 최초 개발경위 및 제품 공급과정 ▲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가 저조한 원인과 피해 규모 ▲ 선박안전 운항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 해양 안전 제고를 위한 내항 여객선 선사와 선원의 책임 강화 방안 등 4건을 의결했다.
사참위는 전원위원회를 열어 향후 남은 과제를 의결할 예정이다.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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