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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새학기 개학 직후 확산세 정점…학부모·워킹맘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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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격리자 속출할텐데"…맞벌이 가정 등 돌봄 비상

학교 '자체방역' 혼란 우려…주2회 키트 실효성도 논란

"3월 한달만이라도 원격전환" vs "최대한 일상 유지해야"

연합뉴스

새학기 개학 직후 확산세 정점…학부모·워킹맘 '발동동'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송은경 기자 =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하루 신규확진자가 연일 10만명을 넘어서면서 유행 정점으로 예상되는 시기에 새 학기를 맞는 학교가 정상 운영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학교 확진자가 폭증해 학교가 제대로 열리지 못하면 코로나19 3년째를 맞은 어린이·청소년들의 학습·정서 발달에 결손이 커질 뿐 아니라 돌봄에 공백이 생기면서 각 가정의 혼란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 "3월 초순 유행 정점"…맞벌이 가정 등 돌봄 비상

전문가들이 이달 말∼3월 초중순 확진 규모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전국 학교는 3월 2일 개학해 등교 수업을 시작한다.

상당수 감염병 전문가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확진자 수 2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다음 달 초 확진자 수가 최대 36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현재 신규확진자 4명 중 1명은 18세 이하이므로 이런 전망치로 보면 개학 직후 하루 5만∼9만명의 미성년자가 확진될 수도 있는 셈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른 나라의 오미크론 유행 양상을 보면 환자 발생이 많아질수록 어린이·청소년 비중이 굉장히 크고 그 과정에서 소아 입원환자가 많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우려했다.

교육부는 일단 '정상 등교' 원칙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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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수업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은혜 부총리 겸 장관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학교의 일상회복을 더 늦추거나 미뤄서는 안 되므로 불편할 수 있지만 협력해 정상등교를 잘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상등교 원칙에도 학생들이 지난해보다 등교를 더 많이 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오미크론의 빠른 전파력을 고려하면 등교 유형을 정하는 기준으로 제시된 '재학생 신규 확진 3%' 또는 '확진·격리에 따른 등교중지 15%' 지표를 넘는 학교 또는 학급이 속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녀가 확진·격리자가 돼 집에 머물러야 할 위험이 상존하나 직장에서 일해야 하는 상황에 학부모들은 속을 태우고 있다.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들을 둔 김모(47)씨는 "어린이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여럿 나오고 아이도 열이 심해 병원에서 2번 검사했는데 음성이었다"며 "회사에 연락해 재택근무를 했지만 아픈 아이를 돌보느라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검사하러 갈 때마다 1시간씩 대기이고 누구한테 아이를 돌봐달라고 할 수도 없고 '패닉'이었다"며 "앞으로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재택에서 출근으로 바꾸는 회사가 늘면 대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초등학교 6학년에 진학하는 자녀를 둔 워킹맘 이모(45)씨는 "새학기부터 주2회 키트 검사를 하고 등교하라고 하는데, 아이가 검사에서 갑자기 양성이 나온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다"며 "당장 회사에도 갈 수 없을텐데, 개학과 동시에 이런 케이스가 전국적으로 속출한다면 가정도, 직장도 난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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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오미크론 대응 서울시 학사운영 기준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서울시교육청은 15일 교육부 방침을 구체화한 2022학년도 1학기 학사운영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 학교들은 ▲ 정상교육활동(유형1) ▲ 전체 등교와 교과·비교과활동 제한(유형2) ▲ 밀집도 조정을 통한 일부 등교·일부 원격수업(유형3) ▲ 전면 원격수업(유형4)으로 나눠 학교별, 학급별 상황에 맞게 학사를 운영한다. jin34@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 학교 자체방역으로 전환…"우왕좌왕" 불만 고조

정부가 꺼낸 카드는 학교 자체 방역체계로의 전환과 주2회 선제 검사다.

지역 교육청과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대응 계획을 세우고 확진자 검사와 조사를 관리하며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키트를 지급해 선제검사를 적극 권고한다.

사회 전체의 방역체계가 중증·사망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전환한 가운데 학교를 최대한 열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실효성 논란과 혼란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3% 확진 기준이 있어 2%로 하면 왜 등교를 안 하느냐, 4%로 하면 왜 위험하게 등교하느냐는 항의가 들어오니 학교 자율로 되는 게 아니다"라며 "또 지침에는 무증상 접촉자는 키트 검사에서 음성이면 등교 가능한데, 처음에 음성이다가 나중에 확진되는 사례도 많아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한 초등학교 4학년 학부모는 "아이 학교에서 접촉자는 보건소나 병원에서 1주일 동안 검사 3번을 받고 음성확인서를 받아와야 한다면서 교육청 지침과 달리 집에서 하는 키트 검사는 안 된다고 한다"며 학교별로 다른 지침에 의문을 표시했다.

신속항원검사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의문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손영화(38)씨는 "자가검사를 주기적으로 하라는데 지침이 학교마다 다르고 또 코를 얼마나 찔러야 하는지도 명확하지 않아 우왕좌왕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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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 공급하는 자기진단키트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8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관계자가 교육지원청에 배부할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확인하고 있다. 다음 주 각 교육지원청에서 유치원으로 배부할 물량이다. 2022.2.18 xyz@yna.co.kr


◇ "정점 지날 때까진 등교 위험" vs "장기전, 최대한 일상 유지"

상황이 위급한 만큼 개학 직후 오미크론 확산이 정점이 지날 때까지는 원격 수업을 하는 게 낫다는 감염병 전문가와 교육 현장의 목소리도 나온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아이들은 대부분 무증상이나 경증으로 지나갈 수 있지만, 아이들을 통해 사회 전체의 유행 속도가 빨라지고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확산기에는 원격수업을 하고 정점을 지나면 순차적으로 등교하면 될 것"이라며 "길어야 한두 달이니 학생들과 국가 방역을 위해 옳은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김갑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부회장(서울보라매초 교장)은 "한번도 안 가본 길이니 2주가량 원격수업으로 전환을 해 학생들과 교사들이 현 상황에 익숙해지고 준비하는 시간을 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반면, 유행이 정점을 지나더라도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는 것도 아니기에 최대한 일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고등학생이 되는 자녀를 둔 이정화(53)씨는 "불안하다고 마냥 학교에 안 갈 수는 없지 않느냐"며 "처음 코로나가 터졌을 때보다는 적응해가고 있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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