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21일 기자회견에서 공식 부인
미국 측 "심우주 관측 능력 필요" 제기돼
미 항공우주국(NASA)이 촬영한 달의 뒷면. 자료 사진. 기사와 관련이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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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오는 3월4일 달에 충돌할 것으로 예측된 대형 우주쓰레기의 '국적'이 미스터리로 남게 될 전망이다. 당초 원인제공자로 지목됐던 미국과 중국이 모두 자신들의 소행임을 부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2일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우주 전문매체 스페이스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왕웬빈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다음 달 4일 달에 충돌하는 대형 우주쓰레기가 2014년 중국이 발사한 무인 달 탐사선 '창어 5호 T1'을 수송했던 로켓(창정 3C)의 부스터라는 미국 측의 주장을 공식 부인했다.
왕 대변인은 "우리 측의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창어5호 로켓은 안전하게 지구 대기권에 진입했고 완전히 불에 타버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는 우주개발에 있어 국제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우주 활동의 장기적 발전을 보호하고 관련 측과 폭넓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미 우주군의 관측 자료의 데이터상 실제 중국이 2014년 발사한 창어5호 T1로켓의 상단부는 1년 후인 2015년 10월 대기권으로 재진입했던 것으로 확인돼 중국 측의 해명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스페이스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측의 이같은 부인과 미 우주군의 자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문점은 남아 있다. 이번 달 충돌 우주쓰레기 소동은 미국의 천문학자 빌 그레이가 지난 1월 말 예보를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그레이는 오는 3월4일 달에 우주쓰레기가 충돌할 예정인데, 이는 미국 민간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가 2015년 2월 심우주기후관측위성(DSCOVR)을 발사할 때 사용한 팰컨9 로켓의 상단부라고 주장했었다. 그러면서 4t 무게의 '우주 쓰레기'가 달 뒷면의 헤르츠스프룽(Hertzsprung) 분화구 근처에서 충돌해 약 20m 너비의 분화구를 생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최근 군집 위성 발사 실패 등 우주 쓰레기를 대량 생산해 내고 있는 스페이스X를 향해 "이번엔 달에 쓰레기를 버린다"는 비판이 쇄도했었다.
하지만 그레이는 지난주 말을 바꿔 이 우주쓰레기가 중국이 2014년 창어5호 T1 미션 발사때 사용했던 창정 3C호 로켓의 일부분으로 추정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DSCOVR을 발사한 로켓은 달 궤도 근처에 다가가지 않았다는 정보를 제공받은 후 자신의 예측을 수정한 것이다. 그는 예측을 수정한 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몇가지 이상한 점을 알아차렸어야 한다"면서 자신의 오류를 인정했다, 이어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도 성명을 내 "3월4일 달에 충돌할 것으로 예측된 물체는 창어5호 T1 미션에 사용된 로켓 부스터가 맞다"고 공식 발표해 이를 뒷받침했었다.
▲지구를 둘러싼 공간에 우주쓰레기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사진제공=NA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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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중국 측이 '말 장난'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왕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AP통신 기자가 '2014년 미션'을 거론하면서 질문한 것에 대해 우주쓰레기의 정체로 추정됐던 '창어5호 T1 미션'이 아닌 '창어5호'를 주어로 답변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20년 창어5호를 발사해 달 무인 탐사에 성공했으며, 창어5호 T1 미션은 2014년 이를 위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실험용 발사로 엄연히 전혀 다른 미션이었기에 엄밀히 구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중국 측의 공식 부인과 미 우주군의 관측 자료로 인해 이번 달 충돌 예정 우주쓰레기의 정체는 '미스터리'로 남게 될 전망이다.
미국에선 우주 물체 추적 능력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 우주군은 현재 고도 500km 안팎의 저궤도만 추적이 가능하며, 지구에서 30만km 가까이 떨어져 있는 달 궤도 등 심우주에서 떠돌고 있는 물체들은 우주망원경 또는 지상 천체망원경을 동원해야 해 실시간 감시 능력이 없다. 현재로선 미국은 중국 측의 부인에 대해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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