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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지주 증권사, '동학개미·IB' 양날개 달고 존재감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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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KB증권·하나금투 모두 비은행 실적 '톱' 신한금투 라임 여파에도 순익 비중 8%대 껑충 [비즈니스워치] 한수연 기자 papyrus@bizwatch.co.kr

국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이 실적으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실적 맏형' 은행이 지난해 대출을 필두로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둔 가운데 증권사들도 위탁매매(브로커리지)와 투자은행(IB) 부문의 양날개로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지주 성장세에 힘을 더한 모습이다.

특히 지주 내 100% 자회사인 다른 금융지주 증권사들과 달리 NH투자증권은 지주의 지분율이 절반 남짓한데도 지주 전체 순익 비중이 20%에 육박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간 이익기여도가 가장 미미했던 신한금융투자는 라임 사태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순이익이 1년 새 2배 늘어 지주 내 실적 비중이 8%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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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사옥/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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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증권, 지주 '캐시카우'로…KB는 조용한 성장

22일 비즈니스워치가 KB·신한·하나·NH농협 등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 4곳의 실적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등 이들 금융지주 계열 대형 증권사 4곳의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합계는 전년 대비 50% 불어난 2조3532억원에 달했다. 1년 새 순익을 배로 불린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해 금융지주 계열 대형 증권사 모두 두 자릿수의 높은 순익 성장률을 보였다.

NH투자증권은 이 중에서도 실적 절대치와 비중 모두 압도적이었다. 작년 순이익이 9315억원으로 전년보다 61.4% 증가하면서 NH농협금융지주 지분율 51.7% 기준(4347억원) 지주 내 실적 비중이 18.9%에 이르렀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이익기여도다.

브로커리지와 IB를 두 축으로 수수료수익만 1조2000억원에 육박했고 운용이익(처분 및 평가이익) 및 운용 관련 이자수익이 전년보다 21.0% 불어난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전 사업부문에서 약진했다. 덕분에 NH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중에선 절대 순익뿐만 아니라 이익기여도도 모두 선두를 차지했다. 비은행부문만 따로 놓고 보면 순익 비중이 무려 47.0%에 이른다. 그룹의 확실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KB증권은 최근 2년 연속 '리딩금융'을 수성한 KB금융지주 내에서도 순익 비중을 늘리며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KB증권의 순익은 전년 대비 39.6% 늘어난 5942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지주가 작년 순이익 4조3844억원으로 국내 금융지주 실적 1위를 차지한 가운데에서도 이익기여도를 12.3%에서 13.5%로 확대한 점이 눈에 띈다.

이번 실적은 특히 2017년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합병 이후 역대 최대란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지난해에도 이어진 직투(직접투자) 열풍에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8.9% 증가했고 카카오뱅크, 롯데렌탈, 현대중공업 등 굵직한 기업공개(IPO)를 주관하며 IB 수익 또한 22.3% 불어난 영향이 컸다. 두 사업부문의 순수수료 수익만 1조원에 육박했다.

하나금투 14% 수성…신한금투, 라임 여파에 8%대로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순이익이 5066억원으로 지주 내 비중이 14.3%를 기록했다. 전년 15.6%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순이익 규모 자체는 1년 만에 23.3% 불어나며 사상 최대였다. '증권사 최연소 최고경영자(CEO)' 타이틀로 주목받은 이은형 대표의 임기 첫 해 이자 이익을 전년보다 19.4% 불리고 수수료 이익도 9.6% 확대하는 등 브로커리지와 IB 전반에서 이익 체력을 증진한 결과다.

비은행 계열사 전체 순익에서도 그 비중이 44.2%를 차지해 1위를 나타냈다.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비은행부문 이익기여도는 35.7%로 올라섰다. 하나금융투자는 지주의 100% 자회사다.

신한금융투자는 작년 4분기에도 사모펀드 관련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아직도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금융지주 내 순익 비중은 전년 4.5%에서 7.9%까지 커졌다. 지난해 순이익이 32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급증한 영향이 컸다.

은행은 차치하더라도 비은행 계열사 중 지난해 합병 출범한 신한라이프가 3916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새로운 '효자'로 떠오른 와중에도 이익기여도를 높였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브로커리지 수익이 11.0%, IB 수익이 28.9%씩 확대되면서 전체 수수료수익이 8385억원을 기록하는 등 선방했다. 특히 이번에 사모펀드 관련 비용이 선제적으로 인식됐다는 점은 향후 지주 내 이익기여도가 확대될 가능성을 높인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지주의 작년 4분기 실적에는 사모펀드 관련 추가 비용만 3047억원가량 반영됐다"며 "이런 항목들은 전부 미래의 비용 부담을 적극적으로 먼저 인식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실적에 대한 부담은 오히려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글로벌 긴축 기조와 증시 부진 등으로 올해 증권사 실적이 신통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IB와 자산관리(WM) 등 브로커리지 이외 부문에서는 약진이 이어지고 있어 이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이익기여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에 대한 상대적인 부담이 있다"면서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인수금융 등 비전통적 IB 수익의 경우 국내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및 하이엔드 오피스텔 등 딜(Deal)이 꾸준히 있어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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