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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야권 단일화 난기류에 국민의힘 안팎서 ‘이준석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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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버스 사고 때 이준석 ‘고인 유지라고?’ 안철수 조롱

권은희 “막말·혐오발언, 사과해야”, 홍준표도 “좀 심해”

이준석 “그분 나오면 180도 달라져” ‘김미경 탓’ 반박

“국민의당서 ‘安 접게 만들겠다’ 제안 있었다” 폭로도

동아일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간의 야권 단일화 논의가 지리멸렬한 상태로 접어들면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책임론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23일 라디오에서 “‘고인 유지’ 발언은 정치인으로서 국민 앞에서 할 수 없는 막말이고 혐오 발언”이라며 “국민께 사과를 하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국민의당 유세버스 사망사고 당시 안 후보가 “동지의 뜻을 이루겠다”며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히자 “고인이 불시에 돌아가셨는데, 고인의 유지를 어디서 확인하냐”고 반박했다.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입원 중이던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도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고인 유지’ 언급이 안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철회한 결정적 계기가 된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이 대표의 언행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이 대표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홍준표 의원은 자신이 만든 청년의꿈 사이트에 이 대표의 언행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자 “좀 심한 거 같지요?”라고 답글을 적었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단일화를 위해 여러 사람이 노력하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안 후보를 조롱하면서 반발을 불러오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 같은 목소리에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23일 라디오에서 “‘이준석 책임론’을 지우려고 하면 나중에 단일화가 안 돼서 대선 승리를 이끌었을 때 ‘이준석 역할론’ 또는 ‘이준석 올려치기’를 해줄 건가”라며 “그냥 시즌별로 이준석 까려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짧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입장이 서너 번씩 바뀐 건 안철수 대표”라면서 안 후보 주변 인사들에 대한 책임론을 꺼냈다. 그는 “안 대표께서 어떤 특정 계기를 바탕으로 갑자기 180도 전환했다, 이렇게 들었다”며 “(지난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 이후) 합당 협상 때도 그렇고 바른미래당 때도 그렇고 ‘그분’이 참여하면 항상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그분’은 사실상 안 후보의 부인인 김미경 교수를 뜻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어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안 후보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 측에 ‘안철수를 접게 만들겠다’는 등의 제안을 해온 것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당 내에서도 안 후보가 단일화에 나서길 바라는 사람이 많지 않았냐”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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