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재판서 불법성 밝혀졌지만, 구상금 청구 가능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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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7000억원 규모 피해를 입힌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와 신한금융투자(신한금투) 간 소송전이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첫 변론이 진행된 미래에셋증권(전 미래에셋대우)의 91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시작으로, 지난달 우리·하나은행도 소를 제기했다. 법조계에서는 신한금투가 책임은 분명하지만, 배상이 끝난 상황에서 구상금을 청구하는 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봤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우리·하나은행 등 총 3곳이 청구한 손해배상 금액은 총 1100억여 원에 달한다. 이들은 라임과 신한금투를 상대로 구상권 행사를 위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지만 라임은 지난 17일 서울회생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아서 배상 여력이 있는 신한금투가 주 소송 대상이 될 전망이다.
라임은 2017년 5월부터 펀드 투자금을 비롯해 신한금투와 계약 맺은 총수익스와프(TRS) 대출금을 활용해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해 부실이 발생했다. 판매사들은 금융감독원 권고에 따라 반환 절차를 진행했다. 반환액은 △우리은행 650억원 △하나은행 364억원 △미래에셋증권 91억원 △신영증권 81억원 순이다.
금융당국은 신한금투가 라임과 TRS 계약을 통해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주도적으로 관여해 투자 손실을 키웠다고 판단한 바 있다. TRS는 부도가 나면 대출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위험뿐 아니라 자산가치 등락에 따른 손익도 모두 총수익 매수자에게 이전되는 구조다.
한 금융·증권 변호사는 "신한금투가 TRS 계약에 따라 사실상 신탁 재산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라임 펀드 최초 설립·운용에 깊이 관여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말했다. 신한금투가 판매사가 아니라 운용사로서 정보를 알고 고의적으로 펀드 불법 운용을 돕거나 방조했다는 취지에서 구상권을 행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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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재판에서 일부 불법성 밝혀졌지만···승소 가능성 갈려
미래에셋증권과 신한금투 간 손해배상 소송은 서울남부지법에서 지난해 12월 첫 변론이 진행됐다. 2차 변론은 오는 3월 열린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신한금투와 라임자산운용과 그 관계자들을 상대로 낸 변론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미래에셋과 우리·하나은행 소송 대리는 모두 법무법인 세종이 맡고 있다.
법조계에선 판매사가 승소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형사 재판으로 불법성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임일우 전 신한금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본부장에게 징역 8년과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임 전 본부장은 2020년 4월 라임펀드의 부실을 알았지만 신한금투를 통해 480억원 상당의 펀드를 판매하고,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등과 공모해 부실을 감추려고 수익 발생 펀드와 부실 펀드를 결합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해 1월 신한금투 법인이 임 전 본부장에 대한 주의와 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지난달부터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박원규 부장판사) 심리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김정철 변호사(법무법인 우리)는 "TRS 계약과 관련해 (신한금융투자의) 형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며 "불법 행위는 밝혀졌고, (미래에셋증권, 우리·하나은행)이 구상권 행사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배상이 끝났기 때문에 책임 소재를 묻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당시 불완전 판매를 이유로 배상을 해줬을 것"이라며 "(배상이 끝나고) 이제와서 신한금투에 책임을 묻는 꼴"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신진영 기자 yr2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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