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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 오미크론 변이는 왜 이렇게 전파력이 강한 반면 치명율은 낮을까? 완벽하게 막아낼 방법은 뭐고 다음에는 또 어떤 변이가 몰아닥칠까? 세계 과학자들이 이같은 오미크론 변이의 의문점들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고 2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전했다. 이제 발견된 지 3개월여 밖에 되지 않은 오미크론 변이는 매우 이례적인 양태를 보이고 있고, 인류가 알고 있는 것은 별로 없다. 향후 백신ㆍ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같은 미스터리들을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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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난 전파력, 왜?
지난해 11월 발견돼 불과 3개월여 사이에 전세계에서 지배종이 된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델타 변이에 비해 엄청난 전파력을 갖고 있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는 인체 세포에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기존 델타 변이보다 훨씬 더 많은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감염 또는 백신 접종으로 형성된 항체를 회피할 수 있게 바이러스가 진화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오미크론이 생태학적으로 인체의 면역 체계를 무시한 채 높은 감염력을 갖고 있도록 만드는 고유한 무엇인가가 존재할 지도 모른다는 점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예컨대 오미크론 변이는 이전과 달리 상기도, 즉 코에 주로 감염돼 많이 분포하면서 호흡할 때마다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방출하도록 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실제 홍콩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 오미크론 변이는 이전의 모든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들보다 상기도에서 훨씬 더 빨리 증식하는 것으로 확인된바 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 연구팀도 오미크론 변이가 코 세포에서 델타 변이보다 훨씬 더 빨리 복제된다는 사실을 보고했다.이에 대해 웬디 바클레이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 교수는 "이전 변이들은 인체 세포의 수용체 ACE2(안지오텐신전환효소2)에 달라붙기 위해 TMPRSS2(막관통세린계단백질분해효소)를 이용해 자신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녹이는 방법을 사용했었지만 오미크론은 TMPRSS2를 거의 활용하지 않는 대신 세포 내부의 기포에 직접 침입한다"면서 "코 세포에서는 TMPRSS2 보다 ACE2가 훨씬 풍부하기 때문에 폐나 다른 조직까지 가지 않고도 인체에 흡입되자 마자 코에서 빠르게 증식하는 오미크론 변이들이 우세종이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강상피세포-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기전 규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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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약한 종일까?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후 치명률이 낮아졌다지만 정말 '약한 종'인지, 또 그 이유는 뭔지에 대해서는 뚜렷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대부분 이전 감염 또는 백신 접종으로 항체가 형성된 상태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변이에 의해 오염된 적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일부 실험에 의해 치명률이 낮다는 점은 확인되고 있다. 미 오하이오주 소재 클리블랜드 의대 연구팀은 백신을 접종받은 적이 없는 5세 이하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환자들을 상대로 병증을 조사한 결과 델타 변이에 비해 응급실 방문ㆍ입원ㆍ중환자실 후송ㆍ인공호흡 장치 부착 등 중증으로 전환된 사례가 훨씬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올해 초 오미크론 변이 확산 후 중증 전환ㆍ사망률 감소의 25%는 바이러스 자체적의 특성에 기인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치명률 감소는 오미크론 변이가 목구멍ㆍ코 등 상기도만 주로 감염시키는 반면 폐렴이나 호흡곤란 등을 유발할 수 있는 하기도에서는 잘 활동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비율은 더 많아졌다. 또 오미크론의 경우 다른 변이에 비해 감염된 세포를 융합시켜 폐렴의 원인이 되는 세포이형성(syncytia)을 할 수 없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치료법을 찾아라
현재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단클론 항체 치료제들은 오미크론 변이 계열의 바이러스들에게 사실상 효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오미크론 변이 치료제 발굴에 애를 먹고 있다. 이와 관련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인터페론이라는 효소가 '신호수' 역할을 담당한다. 이전 변이들은 인터페론의 영향력을 상당수 회피하거나 무력화할 수 있었지만 오미크론의 경우 이같은 능력을 잃어버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또 인체 내 자연 면역 세포인 T-세포를 주목하고 있다. 이번 변이들에 비해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돌연변이가 훨씬 많아 인체 세포 감염이 쉬어졌지만 T-세포의 감시를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은 약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T-세포가 오미크론 변이의 어떤 부분을 인지해 대응에 들어가는지를 찾아내 백신ㆍ치료제 개발에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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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변이는 무엇인가?
많은 과학자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최종 변이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의 오미크론 계통 변이들이 계속 진화해서 새로운 계통의 후손들을 생성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계통의 새로운 변이가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후자가 현실화될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엄청난 변이력을 입증해주고 그만큼 대응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통제된 실험실 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들을 배양해 과연 어떤 능력을 갖고 있고 어떻게 진화가 이뤄질 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실제 미 앨라배마대 연구팀은 오리지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ACE2 효소를 활용하면서도 모든 세포들의 표면에 존재하는 헤파란 설페이트와 결합해 전파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는 언제든지 돌연변이를 통해 동물ㆍ사람들을 더 쉽게 감염시킬 수 있는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캐나다 매니토바대의 제이슨 킨드라척 교수는 "최근까지 연구자들은 오미크론이 확산되기 전까지 지배종이었던 델타 변이를 연구하고 있었다"면서 "지난해 11월 말에야 오미크론 변이를 알게 됐고, 우리는 지금 아는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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