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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고발 사건 남기고 중단된 방역패스…‘文대통령 직권남용’ 어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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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시행 4개월 만인 지난 1일 일시 중단되면서 필요성 등을 놓고 그간 불거졌던 여러 사회적 논란의 열기는 가라앉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방역패스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며 문재인 대통령 및 정부 관계자들이 고발된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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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오후 대구 중구의 한 음식점 유리문에 식당 직원이 3월1일부터 시행되는 방역패스 일시중단 관련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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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유튜버, 文 대통령 등 고발



고교생 양대림씨는 지난해 12월 시민 950여명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방역 책임자들이 공무원들에게 국민의 기본권 등을 침해하는 방역패스 조치를 수립·집행하도록 지시했다는 게 고발 이유다. 양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중증 환자들에 대한 중환자실 퇴실·전실 행정명령에 대해서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및 살인미수에 해당한다며 추가 고발장을 냈다.

검찰은 두 사건을 서울 종로경찰서로 보냈고, 경찰은 지난 1월 양군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양군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통령이 위헌·위법한 정책을 공무원에게 지시한 경우 공무원들은 따를 의무가 없다”며 직권남용죄가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인 조사만 진행됐고, (고발)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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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관련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혐의로 고발한 양대림씨(오른쪽)와 채명성 변호사가 지난 1월26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고발인 조사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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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일각선 ‘각하’ 가능성 의견



법조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전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패스 조치가 진정 헌법에 어긋나는 조치였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법관 출신 한 변호사는 “고발인이야 (책임자들의)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코로나19라는 긴급한 상황에서 정부가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 아니겠는가. 이걸 처벌 대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직권남용죄 성립 여부에 대한 지적도 있다. 이 변호사는 “방역패스에 대해 실무진 등 내부에서 위헌·불법적 요소라는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돼 있거나 ‘시행해선 안 되는 조치’라는 인식이 만연하게 있었다고 보이진 않는다”며 “만약 그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방역패스를 시행했다면 직권남용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 건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정부의 방역패스 조치가 직권남용 등 처벌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 범죄 인식이나 고의도 없어 보이고, 입증도 어려워 보인다”며 “수사를 진행할 실익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각하 처분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각하란 법리 구성 등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수사기관이 사건을 종결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 간부도 “명확한 범죄 정황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각하 처분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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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패스반대국민소송연합,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지난 1월2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 앞에서 방역패스를 즉각 해제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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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림씨 “고발 취하할 의사 없어”



앞서 양군의 법률대리인인 채명성 변호사는 지난 1월 경찰 출석 전 취재진에게 “(고발은) 관계자 처벌보다는 위헌적인 방역패스 조치를 조속히 완화해 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방역패스가 일시 중단됐지만, 양씨는 고발을 취하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양씨는 2일 통화에서 “방역패스가 중단됐다고 해서 범죄 행위가 없어진 게 아니다”며 “향후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한 것이기에 고발은 계속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양씨 등이 ‘방역패스는 헌법에 어긋난다’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고, 법원은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이 낸 방역패스 취소 소송을 심리하고 있다. 양씨는 “헌재와 법원의 결정이 내려지면 결과를 살펴본 뒤 형사 책임뿐만 아니라 손해배상 등 민사 책임도 묻겠다”고 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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