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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이재명·윤석열, 검·공수처 개혁안 ‘극과 극’… 법조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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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檢 수사·기소권 완전한 분리”

尹 “법무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수처도 “역할 강화” vs “제한”

형사사법체계 ‘지각변동’ 예고

세계일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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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 출신 여야 대선 후보의 ‘검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개혁안’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법조계 안팎의 관심이 높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문재인정권의 바통을 이어받아 ‘검찰권 약화’를, 검찰총장시절 문재인정권과 각을 세웠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검찰권 강화’를 예고했다. 이와 관련, ‘검찰의 수사권·기소권 분리’(이 후보)나 ‘조건부 공수처 폐지’(윤 후보) 공약이 제시되는 등 당선 가능성이 높은 두 후보 중 누가 되든 형사사법체계에 큰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선 공약집에 따르면 이 후보는 검찰개혁 완수를 핵심 가치로 삼고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를 강조했다. 지난해 민주당이 추진하려던 중대범죄수사청과 같은 전문수사기구를 만들고 검찰은 기소 등 공소유지에 전념하도록 바꾸겠다는 의미다. 이는 여권이 바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 기조와 일치한다. 이 후보는 검사의 기소·불기소 재량권에 대한 통제장치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재정신청(검찰 불기소 처분에 불복할 시 법원 판단을 받을 수 있게 한 제도) 전담재판부를 법원에 설치하고, 수사미진으로 재정신청에 대한 판단이 곤란할 때 법원이 보완수사를 명령하는 보완수사 명령제를 도입하는 게 핵심이다. 공수처 출범 전까지 검찰이 독점했던 기소권한을 더 분산시켜 검찰의 힘을 빼놔야 한다는 여권의 의지가 반영됐다. 만약 이 후보가 당선돼 이들 공약을 추진할 경우 지난해처럼 검찰이 강하게 반발하고 야당 등 반대 여론도 상당할 것으로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반면 윤 후보는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 보장을 명분으로 친정인 검찰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중을 공약에 담았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게 행사하는 수사지휘권을 완전 폐지하고 검찰에 예산 편성권을 주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윤 후보 공약대로 된다면 검찰은 문재인정부 검찰개혁 이전의 권한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더 세질 수도 있다. 검찰 독립성은 중요한 가치이긴 하나 이를 빌미로 검찰에게 무소불위 권력을 쥐어주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여서 이 역시 순탄하게 추진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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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는 같은 맥락에서 공수처 관련 공약도 정반대다. 이 후보는 공수처의 역할 강화를 위해 인적·물적 역량을 보강하기로 했지만 윤 후보는 공수처의 역할을 제한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는 검찰 등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범죄 등을 인지하면 즉시 공수처에 통보하도록 한 규정을 없애고, 검경도 고위공직자 부패수사를 할 수 있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윤 후보는 공수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폐지 추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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