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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우크라 침공] 러, 미국에 우주 로켓엔진 공급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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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제재에 러시아 보복 조처…英원웹, 결국 36개 위성발사 포기

연합뉴스

지난해 5월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와 미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들이 함께 훈련을 받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미국과 서방이 제재로 대응하면서 양측의 우주 협력에도 금이 가고 있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미국에 로켓 엔진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스코스모스의 드미트리 로고진 사장은 이날 국영 뉴스전문 TV 채널 '로시야 24'에 "이런 상황에서는 미국에 세계 최고 수준은 우리 로켓 엔진을 공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공급 중단이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에 대응한 보복 조처라고 해설했다.

로고진 사장은 "미국이 (러시아산 엔진 외) 다른 물건을 찾아서 날게 해보라. (마녀가 타고 나는) '긴 빗자루' 같은 것 말이다. 그게 어떤 게 될지는 나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1990년대부터 자국 로켓 엔진 RD-180 총 122대를 공급했으며, 이 가운데 98개가 미국의 '애틀러스 로켓'에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RD-180 엔진은 미국의 보잉과 록히드마틴사가 제작하는 우주발사체 애틀러스 5(V)로켓의 1단계를 구성한다. 미국은 이런 애틀러스 5 로켓을 통해 지난 2002년 이후 미 공군의 극비우주선인 X-37B를 운반해 왔다.

로고진 사장은 이미 미국에 납품한 로켓 엔진에 제공하던 서비스도 중단한다고 덧붙였다.

미·러 양국은 지난 수십 년간 세력 갈등 속에서도 우주 분야에서만큼은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지만, 최근 이런 관계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지난주 로고진 사장은 트위터를 통해 국제우주정거장(ISS) 운영 문제를 언급하며 러시아와 미국의 우주협력이 중단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ISS는 양국 우주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당시 로고진 사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미국이 발표한 대(對)러시아 제재를 두고 "(러시아) 항공우주산업뿐 아니라 그들(미국)의 우주 프로그램도 저해할 것"이라면서 "우리와의 협력을 막는다면 ISS가 궤도에서 이탈해 미국이나 유럽에 떨어지는 건 누가 막느냐"라고 경고했다.

2000년부터 미국과 함께 ISS를 함께 운영한 러시아는 우주화물선인 '프로그레스'의 엔진을 분사해 주기적으로 ISS의 고도를 상공 400㎞ 안팎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대신 미국은 ISS의 전력공급과 생명유지장치 운영을 전담해 한쪽이 없으면 정상적 운영이 쉽지 않다.

러시아는 이전부터 2024년까지 예정된 운영협약이 종료되면 우주정거장 운영에서 곧장 철수하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이같이 마찰이 계속되면 양국 우주 협력이 더 빨리 와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 우주당국은 지난 1일 영국 정부와도 갈등을 빚었다.

영국 정부가 지분을 일부 소유한 기업 원웹은 자사 우주인터넷용 위성 36기를 4일 밤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발사장에서 러시아 소유즈 로켓에 실어 발사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로스코스모스가 지난 1일 영국이 러시아에 적대적이라며 "위성을 군사용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요구 사항을 받아들여야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원웹은 성명을 통해 3일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예정된 위성 36기 발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 역시 "러시아가 불법적이며 정당성 없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상황에서 영국은 추후 러시아와 협력하는 모든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갈지 검토할 것"이라면서 이런 결정에 지지를 보냈다.

연합뉴스

2010년 러시아제 로켓엔진 RD-180의 모습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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