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공격으로 폐허로 변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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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언론 탄압에 나섰다.
미국 ABC 뉴스는 3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독립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비'(모스크바의 메아리)가 정부의 무자비한 탄압 속에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취재하면서 정부의 공식 노선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에호 모스크비의 방송 송출이 중단됐다.
에호 모스크비 보도국장 알렉세이 베네딕토프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이사회가 다수결로 라디오 방송과 온라인 사이트 청산을 의결했다"며 "내가 참석하지 않은 회의에서 청산 결정이 단 15분 만에 내려졌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을 비판한 라디오 에호 모스크비의 방송 송출이 중단됐다. 사진|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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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호 모스크비는 러시아의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의 산하에 속한 가스프롬 메디아 소유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가스프롬 메디아는 "방송사 이사회가 방송과 온라인 매체의 활동 중단에 관한 결정을 내렸다"고 청산 결정을 인정했다.
또한 독립 TV 방송국인 도즈디는 3일 당국으로부터 폐쇄 위협을 받은 뒤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도즈디의 티혼 드쟈드코 국장은 텔레그램 계정에 "러시아를 떠나기로 했다. 보도국의 다른 여러 직원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면서 "도즈디 웹사이트와 SNS 계정에 대한 불법 차단, 일부 직원들에 대한 협박 등으로 우리들의 신변 안전이 위험에 처했다"고 알렸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뒤 언론에 정부 공식 입장에 따른 보도를 요구하고 '침략'이나 '전쟁'으로 표현하는 매체에 개입을 시작했다. 에호 모스크비와 도즈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 등 피해 상황을 보도했다. 이에 러시아 검찰은 통신·미디어 감독청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고, 지난 1일 에호 모스크비와 도즈디의 웹사이트, SNS 계정이 차단됐으며 에호 모스크비의 방송 송출도 중단됐다.
한편 이같은 탄압에도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반전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러시아의 비정부기구 OVD-인포에 따르면 러시아 경찰은 침공이 시작된 뒤 8000명 이상의 반전 시위 참가자를 구금하며 시위를 진압했다. 평화 시위를 위해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찾은 7~11세 아이들 5명과 부모 2명을 체포한 것이 알려져 국제 사회의 비판이 쏟아졌졌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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