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타결 임박 관측 속 러 돌출요구에 이란 "건설적이지 않아"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이 벌어지는 오스트리아 빈의 한 호텔 |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015년 이란 핵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이 막바지에 왔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러시아가 돌연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서방 제재가 러시아와 이란 협력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서면 보증을 미국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건설적이지 않다"는 반응을 내놨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에 현 제재 상황이 러시아와 이란 간 협력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서면 보증을 최소한 미 국무장관 선에서 할 것을 요구했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루슬란 카자크바예프 키르기스스탄 외무장관과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서방 제재의 배경하에 러시아는 미국으로부터 모스크바-테헤란 양자 관계와 이란 핵협상 타결에 '매우 분명한 답'을 받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제재가 어떤 식으로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포함된 교역·경제·투자 관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보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여기서 가장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카운터파트에 최소한 국무장관 수준에서, 미국이 시작한 현 과정(제재)이 이란과 자유롭고 전면적인 교역, 경제·투자·군사·기술 협력에 대한 우리의 권리에 결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보증을 제공할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 중인 JCPOA 복원에 대한 협상가들이 자신들의 몫의 일을 대부분 했다면서 "이란 측이 분명히 하기 원하는 일부 이슈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산술적인 문제는 대체로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미국으로부터 제재가 대이란 협력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서면 보증을 요구한 것에 대해 이란의 고위 관리는 이날 로이터에 핵합의 복원 협상에 비건설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 관리는 수도 테헤란에서 "러시아인들은 이틀 전에 이 같은 요구사항을 테이블에 내놨다"면서 "빈 회담에서 입장을 바꿈으로써 러시아는 다른 곳에서 국익을 챙기려 한다는 이해가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빈 핵 협상에 건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 핵합의는 2018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구하면서 파국을 맞았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지난 11개월간 복원 협상이 세계열강과 이란 간에 진행 중이다.
이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테헤란에서 이란 측과 핵협상 현안에 대한 로드맵에 합의하는 등 타결이 수일내로 임박했다는 관측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요구사항이 핵합의 복원협상을 해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ICG) 이란 프로젝트 국장은 로이터에 "아직 아니다. 그러나 두 위기(이란 핵위기·우크라이나 침공)를 더 오래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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